특히 양측이 단일화 룰을 놓고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열린 토론이어서 두 후보는 능력을 가감 없이 드러내야만 했다.
때문에 문 후보는 이날 모든 일정을 비운 채 TV토론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고 정치 토론이 처음인 안 후보는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를 통해 예행연습을 마쳤다.
이날 토론회는 두 후보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정치 △경제 △사회 △외교·통일·안보 등 4개 분야에 대한 주도권 토론에 이어 자유토론 등 총 100분간 진행됐다. 사회자의 개입을 최소화한 후보 간 ‘맞장토론’ 형식이었다.
문 후보 측은 토론에 앞서 내용면에선 감성에 호소하고 형식적으로는 ‘강온 전략’을 병행한다는 계획 아래 토론 리허설을 끝냈다. 피난민의 가족으로 가난을 이겨내고 인권변호사가 된 삶의 과정을 소개하면서 서민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내용과 참여정부에서 비서실장 등을 지내며 쌓아온 국정운영 경험 등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안 후보 측은 이날 오전 방송기자클럽 토론회를 마친 후 오후 내내 캠프에 머무르며 전략 담당인 김윤재 변호사와 이원재 정책실장을 비롯한 10여 명의 참모와 함께 최종 토론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정치 혁신 논의를 이끈다는 참신함과 미래지향성에 토론에 방점을 찍겠다는 각오였다.
이제 관심은 이날 토론이 단일후보 선출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우선 TV토론과 야권단일후보 선출과는 연관성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2002년 TV토론에서는 정몽준 후보가 더 잘했다는 평가가 10% 가까이 나왔지만,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일정부분 TV토론이 승패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두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정서에 기반한 견고한 지지보다는 전략적 차원의 지지 경향이 커 유동성이 높다고 본다”며 “접전양상을 보이는 상황이어서 TV토론이 일정부분 승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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