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의심’ 소셜커머스, 문제는 솜방망이 처벌?

솜방망이 처벌에 부당행위 반복…단계별 업체심사에도 효과는 미미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직장인 김모씨(29·여)는 최근 한 소셜커머스에서 영화 관람권 5장을 구입하고 5만2000원을 결제했다.

5장 중 3장은 예매가 안돼 유효기간 내에 사용하지 못했다.

예매 불가 티켓이 업체 측 과실로 드러나자 업체는 사전 공지 없이 환급 신청을 받은 후 마감했고, 문의가 없던 사용자에게는 환급 불가를 통보했다.

사업자 과실이었지만 보상을 받지 못한 김씨는 “이제 소셜커머스는 믿을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셜커머스 업계가 위기다.

최근 상품 품질 논란, 업체 간 분쟁 등이 이어지며 소비자 신뢰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는 국내에 도입된 지 2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이뤘으나 전반적인 품질 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에 호주산 쇠고기 등급을 속여 판매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800만원을 부과했다.

쿠팡은 지난해 호주 쇠고기에는 없는 ‘특S급’이란 등급을 붙인 허위광고로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서울YMCA는 지난 20일 쿠팡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쿠팡은 지난달 불공정한 경쟁으로 빈축을 샀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티켓몬스터’나 ‘티몬’ 등을 입력하면 자사 사이트가 나오는 악성 애드웨어를 사용해 광고를 한 것이 드러난 것.

티몬은 사이버경찰수사대에 고소장을 접수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쿠팡과 티몬은 미국의 경제 전문지가 진행한 정보기술 비상장기업 가치평가 결과를 놓고 비방전도 벌였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는 사이 성장률도 주춤했다.

소셜커머스 시장조사업체 다원데이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집계한 월평균 성장률은 쿠팡 5%, 티몬 6%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성장률(쿠팡 41%, 티몬 20%)에 비해 크게 하락한 수치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업계는 자구책을 펼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추석에 있었던 쇠고기 사건 이후 품질관리팀을 중심으로 3~4 단계를 거치며 상품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티몬·위메이크프라이스·그루폰 등도 상품에서 업체심사까지 3~6 단계로 품질 이상·허위광고 여부 등을 걸러내고 있다.

노력에 비해 효과는 미미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접수된 소셜커머스 관련 소비자 피해 상담 건수는 59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54건에 비해 늘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 팀장은 “이익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과징금으로 처벌이 끝나기에 부당행위가 반복된다”며 “2년 이하 징역에 처하는 강한 형법상 제재를 가하는 등 소비자들이 업체를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