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에는 동의...대상·방법에서는 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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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2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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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재정절벽 실무진 협상 진행중, 빠르면 이번주 수뇌부 2차 회동 <br/>부시 감세안 연장되도 수혜 계층 대폭 줄어들 듯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미국의 민주, 공화 양당이 약 10년만에 처음으로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한 증세에 합의했지만, 그 방법과 대상을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빠르면 이번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양당 지도부가 2차 회동을 할 전망이며, 현재 실무진들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케빈 해셋 수석 연구원은 “양당이 포커 게임을 하고 있어 패를 읽기 어려운 게 문제”라며 여전히 쉽지 않은 협상을 하고 있음을 전했다. 약 2주전 첫 회동에서 양당 지도부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었다.

가장 큰 쟁점은 ‘누구한테 어떻게 해서 필요한 세수를 확보할 것인가’다. 민주당은 앞으로 10년간 추가적으로 필요한 1조6000억달러의 세수를 약 300만가구로 추정되는 연간 소득 25만달러 이상 납세자한테 징수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내년 시행이 중단되는 부시 감세안 폐지를 통해 이들 고소득층 세율이 36%~39.6%로 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고소득 가구 세율을 적어도 2013년에는 현행 33%~35%에 두고, 소득 공제 방식을 바꿔 고소득층으로부터 세금을 더 거두자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미트 롬니 전 공화당 대선 후보는 1인당 항목별 소득공제 최대한도를 1만7000달러로 하자고 제안했었다. 그러나 4만~5만달러를 버는 저소득층 가구들은 거의 15%의 세금을 더 내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이에 반대를 하고 있다.

주택 등 모기지에 내는 이자, 교육비, 병원비, 비영리단체 기부금 등에 대해 소득을 공제해주는 이 방식은 중산층 이상 부유층들이 절세를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식이다. 공화당 밥 코커 상원의원은 이 한도를 5만달러로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으나, 증세 효과가 별로 없어 관심을 끌지 못했다.

공화당의 수잔 콜린스 상원의원은 “가급적 적은 수의 부유층들에게 증세를 하자”고 주장한다. 약 40만 가구에 해당하는 상위 0.3%의 부자들에게 특별세를 거두자는 제안을 했다. “일하지 않고 금융소득으로만 부자인 이들은 좀 더 많은 세금을 내도 된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었다.

공화당은 이와 함께 메디케어(저소득층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 제도 손질을 통해 정부 지출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민주당 랭킹 2위인 리차드 더빈 상원의원은 그러나 “연금(소셜 시큐리티)는 분명히 별도 계정으로 움직이므로 이번 논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메디케어가 12년 후 재정이 바닥난다는 공화당의 주장도 의회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았을 때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단 수혜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67세로 올리는 안은 백악관도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양당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의 린지 그래함 상원의원도 “점진적으로 수혜 연령을 높이자”는 의견이다.

한편 내년부터 폐지가 예고된 부시 감세안에 대해서는 양당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예정대로 폐지되면 앞으로 10년간 현재보다 1조달러의 세수가 자동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시 감세안이 연장되더라도 수혜를 입는 계층이 이전보다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부시 감세안이 그대로 연장될 수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WP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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