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안 전 후보는 지난 2월 7일 자신이 보유한 안랩(구 안철수연구소) 주식 186만주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안랩의 주가가 13만900원(종가 기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기부 규모가 243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안 전 후보의 기부 소식이 전해지자 물량 부담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며 다음날 11만9200원으로 주저앉았다. 개미투자자는 가만히 앉아서 큰 손해를 본 셈이다.
안 전 후보는 달랐다. 그는 약속대로 지난 2월 13일부터 주식을 장내매도하기 시작해 같은 달 21일까지 총 86만주를 매각해 약 93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당시 주당 처분금액이 10만원에서 최대 11만8941원에 달했다. 또 지난 10월 안철수재단에 주당 7만1100원에 50만주는 증여, 또 다른 50만주는 신탁으로 총 100만주(711억원 규모)를 넘겨줬다.
안철수 전 후보의 안랩 지분율이 37.15%에서 18.57%로 낮아지는 동안 1600억원이 훌쩍 넘는 이익을 본 셈이다. 그는 안랩 보유 주식을 대거 내다 팔았지만 최대주주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안 전 후보의 안랩 지분 축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랩 최대주주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 여기에 특수관계로 묶이는 안철수재단 지분율 9.98% 등을 합치면 그는 안랩의 실질적 주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안랩에 투자했던 개미투자자들은 주가 폭락을 경험해야 했다. 올 초 16만원을 호가했던 안랩 주가는 이달 현재 3만5000원대로 떨어져 주가가 5분의 1 토막 난 상태다. 안랩 시가총액도 최고점인 1조6012억원에서 이달 현재 3530억원으로 78% 가까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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