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남북한이 통일된 후에는 기초생활 지원 대상자가 급증해 정부 지출이 10배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통일 비용으로 정부 부채가 증가하기 전에 세금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권고도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고영선 연구본부장은 1일 '북한경제리뷰: 남북통일을 위한 재정조달' 보고서를 통해 민간 부문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통일재원을 모두 조달할 수 없는 만큼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통일 이후 가장 커질 공공지출 수요는 보건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 아니라 기초생활보장, 기초노령연금 등 공공부조 부문에서도 상당한 지출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남한의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북한에 그대로 적용하게 되면 북한 1인당 소득은 남한의 5%에 불과해 주민 대부분이 수급자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수급자는 현재 150여만명에서 통일 후 1000만~2000만명으로 급격히 증가해 이에 따른 정부 지출이 약 10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 연구위원은 통일 후 대규모의 지출수요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소득세 부담을 높이고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해 조세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개인소득세수는 GDP의 8.7%이지만 한국은 3.6% 수준이고 일반소비세 세수도 OECD에서는 GDP의 6.7%이지만 한국은 4.4%에 그쳐 증세의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남한에 들어가는 재원을 줄여 북한 지역으로 보내고 우선순위에 따라 재정지출을 재배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러한 과정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통일 정부의 부채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해 경제위기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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