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은행 거시건전성분석국의 부상돈 과장과 이병록 조사역은 ‘금융의 경기순응성 측정 및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의 경기순응성은 실물경기에 변동이 있을 때 금융부문이 동조하는 현상이다. 호경기에 신용의 과잉팽창이 금융시스템의 위험을 높이고, 불경기에는 신용공급이 지나치게 경색되면서 경제불황을 심화시키는 특성이 있다.
이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경제위기를 증폭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이번 보고서는 은행의 자산, 대출, 유가증권 투자와 예금, 비핵심부채(시장성수신해외차입), 자본 등 대차대조표 항목의 경기순응성을 분석한 결과다.
은행의 경우 이러한 경기순응성은 대출과 비핵심부채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대출보다는 비핵심부채가 경기순응적 변동이 더 높았다.
보고서는 “대출과 비핵심부채는 호경기에 가계 및 기업의 대출수요 증가·은행의 대출공급 여력 확대·자금조달 여건 개선 등으로 증가하고, 불경기에 대출수요 감소·대출공급 여력 축소·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으로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출과 비핵심부채는 경기확장기보다 경기 수축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호경기에 신용공급이 확대되는 것에 비해 불경기에 신용공급이 보다 급격하게 위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은행 권역별로 보면 대출의 경기순응성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 비핵심부채의 경기순응성은 시중은행에서 주로 나타났다. 이는 대출이 주요 자산운용수단인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경우 경기에 대응해 여타 은행 권역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출을 운용했다는 뜻이다.
증권사와 보험사, 여신전문회사 등 비은행 권역별 자산 중에는 보험사의 유가증권 투자와 저축은행의 대출이 경기순응적으로 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가격의 경우 대체로 모든 은행 권역의 대출과 비핵심부채에 영향을 크게 미쳤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주택담보대출 취급이 증가하고 시장성수신을 통한 재원조달이 확대됨에 따라 대출과 비핵심부채에 대한 주택가격의 영향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주가의 변동은 주로 증권사의 대출에 영향을 줬다.
미국과 일본, 호주, 캐나다,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 금융자산의 경기순응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금융의 경기순응성이 금융상품별·권역별·경기상황별로 상이하므로 이를 감안해 거시건전성 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불경기에 부도위험 상승 및 자산가격 하락이 신용경색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는 “금융변수에 대한 주택가격의 영향이 커지고 있으므로 실물경기 이외에 자산가격의 변동에 대해서도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