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신세' 중대형 아파트에 수요자 몰리네

  • 미분양 감소세…할인분양 등 자구노력 영향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수요가 몰리면서 비교적 높은 경쟁률로 순위내 청약 마감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형 아파트에 밀려 한동안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몇달 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중대형의 경우 공급 부족에 따른 희소성 때문에 향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며 "입지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대형 분양 아파트라면 노려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 중대형 잘 나가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최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송도 더샵 마스터뷰'는 계약 첫날인 지난달 28일에만 중대형 아파트 459가구 중 231가구가 팔렸다.

총 1861가구(전용면적 72~196㎡)로 이뤄진 이 아파트는 지난달 청약 접수 결과 중소형보다 중대형의 경쟁률이 더 높았다. 전용 85㎡ 이하 아파트는 평균 1.60대 1, 전용 85㎡ 초과 아파트는 평균 1.8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낸 것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청약을 받은 '안산 레이크타운 푸르지오'도 1순위 마감된 6개 타입 중 4개 타입이 중대형이었다. 특히 전용 120㎡ 6가구 모집에 58명이 몰리며 9.5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2차 동시분양에 나왔던 '동탄 꿈에그린 프레스티지'의 경우 지난달 말 실시된 순위 내 청약 결과 평균 2.98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전체 가구 수 가운데 60% 가량이 중대형으로 이뤄졌지만 2차 동시분양 단지 중 평균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128㎡A타입의 경우 1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규 분양뿐 아니라 미분양 시장에서도 중대형이 선전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1월 4만46가구에서 10월말 현재 3만3299가구로 16.8% 줄었다. 반면 중소형 아파트는 같은 기간 2만7740가구에서 3만9440가구로 42.1% 늘었다.

◆중대형 아파트 인기 왜?

업계에서는 중대형과 소형간 분양가 격차가 줄면서 가격 메리트가 커진 것을 중대형의 인기 이유로 보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지난 몇년 새 소형에만 수요가 몰리면서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오름세를 탔다"며 "최근 들어선 같은 단지에서도 소형과 중대형의 3.3㎡당 분양가 차이가 거의 없거나 되려 가격이 역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대형 미분양 물량이 줄고 있는 것은 건설사들이 할인 분양 등 각종 혜택을 내세워 수요자들을 집중 공략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많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급감하면서 희소가치가 부각된 것도 원인이다.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형 중심으로 분양하던 정책을 중소형 위주로 바꾸면서 중대형 물량은 최근 3~4년 동안 크게 줄었다.

부모ㆍ자녀 세대가 함께 사는 집에 늘고 있는 것도 중대형 수요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분양대행사 타이거하우징의 김태욱 대표는 "1ㆍ2인 가구 증가에 못지 않게 결혼 후 부모ㆍ자녀 세대가 함께 사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요즘 중대형 아파트 계약자 중 상당수는 부모ㆍ자녀 세대가 함께 사는 가구"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대형 아파트 선호는 일부 지역과 단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소장은 "중대형 시장이 본격 회복세로 접어들기엔 아직 이른 것 같다"며 "중대형 인기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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