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나면 꿈덜대던 대표적인 학원가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올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오히려 안정세를 띠고 있다.
예년보다 학군 수요의 움직임이 뜸해진 데다 경기 침체로 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일 국민은행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11월 마지막주 현재 서울에서 지난해 말 대비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적게 오른 자치구 1~3위는 노원· 양천· 강남구로 나타났다.
노원구는 지난해 말보다 0.3% 떨어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하락세를 나타냈다. 양천구는 0.3%, 강남구는 0.5% 각각 올라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이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2.2%다. 전셋값 상승률이 1% 미만인 자치구는 이들 3개구 외에 은평구(0.7%) 한곳 뿐이었다.
중계동(노원구), 목동(양천구), 대치동(강남구) 등 국내 대표적인 학원가를 갖춰 해마다 전세 수요가 많이 유입되는 이들 지역의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 재건축 이주로 7억원까지 호가하던 인근 선경아파트와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최근 5억~5억5000만원 선으로 내려갔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예전에는 수능 시험이 어렵게 출제되면 강남 전셋값이 올랐는데 요즘은 EBS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수능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며 "경기 침체에 따른 교육비 지출 부담이 커져 이 분야 지출을 줄이고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교육 요인 외에도 지역별 상황이 이들 3개 자치구의 아파트 전셋값 안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있다.
대치동은 지난해 하반기 청실아파트 재건축 이주 때문에 전셋값이 지나치게 올랐다가 조정되는 과정을 거쳤고, 목동은 대체로 낡은 아파트가 많아 전세 선호도가 예전보다 다소 떨어진 상태다. 또 이들 지역은 지난해 전셋값이 너무 올라 추가 상승할 여력이 없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를 받는다.
박 팀장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도심 접근성을 따지고 멀리 떨어진 지역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우수 교육시설 분산은 이런 현상을 부채질했다"고 말했다.
실제 도심을 비롯 오피스 밀집지역과의 교통이 편리한 △서초구(6.6%) △광진구(4.4%) △송파구(3.9%) △마포구 △용산구(이상 3.7%) △중구(3.4%)가 올해 서울 시내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1~6위에 올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