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가는 공무원 육아휴직 바람...업무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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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1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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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리스크 줄여라”...공정위, 주요부서 단체 휴직<br/>남녀 구분없이 육아휴직 3년까지 연장 가능

아주경제 김진오·이규하·김정우 기자=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현실화되면서 공무원들의 육아휴직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갈 때 가더라도 초기 진입에서 예상되는 '세종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12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세종시 이전을 목전에 두고 심각한 업무공백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일선업무의 상당 부분을 맡고 있는 직원들이 단체로 육아휴직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세종시행을 앞둔 공정위 전체 직원 560명 가운데 과장급 미만인 공직자 20여명이 줄지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별도정원과 파견자 등 외부인력을 빼면 공정위 정규직원은 460여명 정도로 줄어든다. 최근 계약직 공무원들이 계약 만료일과 무관하게 사표를 계획하고 있어 인원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종시에 입주해 2~3개월은 현지 주거·교통·물가 등 생활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을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업무에 100% 집중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번 육아휴직자들로 인한 업무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정위의 절반이 넘는 직원들은 서울과 세종시 간 출퇴근을 계획하고 있어 업무로 인한 피로 누적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더구나 이번 육아휴직자들 가운데는 공정위 핵심 부서라 불리는 경쟁정책국, 소비자정책국, 시장감시국, 카르텔조사국, 기업협력국 직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불공정행위를 감시·제재하는 공정위 본연의 업무가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들을 대신할 전문인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서초동에서 세종시에 둥지를 튼 공정위가 바라는 고급인력을 채워넣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공정위가 '경제검찰'이라는 특수 사정기관인 만큼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돼 아무나 뽑을 수도 없는 노릇.

공정위 한 관계자는 "법으로 의무화된 육아휴직을 놓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면서도 "남은 공무원들의 업무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농식품부는 10여명의 여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신청하면서 인력 대체에 진땀을 뺐다. 세종시행 때문이 아닌 그야말로 육아를 위한 휴직이라는 것이 농식품부 측 설명이지만 이들을 보는 동료직원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여전히 육아휴직을 고려하고 있는 공무원이 적지 않아 당분간 세종시 정부 부처가 결원을 채우기 위한 작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한 사무관은 "남녀를 불문하고 최대 3년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고, 먼저 떠나는 자들의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육아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추세는 세종시에 집을 구하지 못한 30대 중·후반 사무관이나 주무관들 사이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육아휴직 등으로 인해 부족한 인력을 즉시 충원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을 개정하고 7·9급 공개채용 등 공무원 신규채용 규모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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