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화가 김품창(왼쪽)과 아내 장수명이 제주이야기를 풀어낸 동화책 2권을 내고 활짝웃고 있다.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제주도에서 활동하는 화가 김품창씨가 동화작가인 아내 장수명씨와 함께 동화책을 출간했다.
‘남편은 그림을 그리고, 아내는 글을 쓰는' 남들은 부러워할 환상적인 궁합이지만 이 부부, 10년전엔 암울했다.
2000년 초반 아무 연고도 없는 제주도에 내려온 화가와 부인은 쌀이 없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무작정 물설고 낯선 땅 제주도에서 그림을 그리겠다고 작심한 남편과 달리 아내인 장씨는 파라다이스같은 제주에서 느닷없는 생활고를 겪어야만 했다.
제주도는 농업이나 자영업을 하지 않으면 젊은 사람이 생계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 땅이었다.
아내는 평생 먹고 살 일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했다.
"제일 잘 하는 일, 제일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까."
제주바다와 하늘을 하나의 공간으로 시공을 초월한 동화같은 그림을 그리는 남편옆에서 아내는 글을 썼다. 때묻지 않은 제주에서 아내는 동화작가로 등단했다.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도를 품은 부부는 그들만의 방법으로 제주를 그려내고 싶어 했다. 제주의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보자는 의미에 '마주보기'라는 출판사도 만들었다.
‘제주이야기’를 하나하나 수집하기 시작했고 아내가 동화작가로 등단한지 10년만에 동화책 2권이 탄생하게 됐다.
아내가 글을 쓰고 남편이 그린 동화책은 '똥돼지' '노리의 여행' 이다.
'똥돼지'는 척박한 제주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의 산물인 돗통시 문화이야기다.
'노리의 여행'은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을 시작으로 ‘소암 현중화기념관’까지 이어지는‘작가와의 산책길’이라는 테마코스를 주제로 만든 그림책이다.
은지화로 잘 알려진 국민화가 이중섭, 한국 서예계의 큰 별 소암 현중화,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그림이 상설 전시 되어있는 폭풍의 화가 변시지,화가 이왈종의 진짜 그림이 담겨져 '제주화가들의 작은 화집'으로도 손색없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주이야기 3, 제주이야기 4등을 펴내 제주도의 깊은 숨을 밖으로 드러낼겁니다. 벌써 세 번째 이야기를 시작했거든요."
화가와 동화작가로 순수한 열정을 보이는 부부는 "무궁무진한 제주이야기들에 날개를 달아주겠다"며 신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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