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지난 5일 서울 일대에 갑자기 내린 폭설은 거리를 거니는 이들로 하여금 종종걸음을 치게하고 차량들은 거북이걸음을 하게 했다.
재미있는 것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경차들은 눈길에서도 잘 가고 있는 반면 BMW·벤츠 등 보기만해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수입 세단들은 비상등을 켠 채 도로 한쪽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이들이 멈춰선 이유는 후륜구동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후륜구동 자동차는 눈만 오면 운전자가 제어할 수 없을만큼 멋대로 행동을 한다. 이는 뒤에서 미는 후륜구동 방식이 앞에서 끌 때보다 뒤에서 밀 때 방향을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조향은 전륜, 동력은 후륜에서 전달되다 보니 아무리 고급 세단이더라 하더라도 이 부분만큼은 피해 갈 수가 없다.
이렇다보니 겨울만되면 눈길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뽐내는 4륜구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2륜구동 차보다 상대적으로 차값도 비싸고 연비마저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4륜구동 자동차는 안정감과 제동력, 가속력 등에 강점이 있어 겨울철에 인기를 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인피니티·재규어 등 현재 후륜구동 모델만 출시하는 브랜드에서 새롭게 4륜구동 세단을 선보이는 등 4륜 구동형 세단이 속속 선보여지고 있는 추세다. 아우디코리아는 A4·A5·A6·A7·A8 등의 모든 세단 라인업에 4륜구동 모델을 판매 중이다.
하지만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 중에선 4륜구동 승용차를 찾기가 쉽지 않다. SUV 모델에는 대부분이 4륜구동 기능을 더했지만 아직까지 세단에는 쌍용자동차의 체어맨W가 유일한 4륜구동 세단이다.
쌍용차의 체어맨W CW600/CW700 4Tronic은 중후한 디자인에 국내 최대 안전사양과 최고급 편의사양을 갖춘 대형 세단으로 출시 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시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체어맨 W에 적용된 AWD 시스템은 차량 무게 중심을 낮추는 구조로 설계돼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쌍용차는 CW600/700 4Tronic 모델이 출시 된 이후 AWD 모델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했다. 지난 2010년에는 30% 수준의 비율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4%, 뉴체어맨 W가 출시된 이후는 전체 판매 모델 중에서 58%으로 증가했다.
특히 겨울에 접어들면 쌍용차 딜러들은 4Tronic에 대한 문의를 가장 많이 받는다. 이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후륜구동의 안락감과 상시 사륜구동의 주행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더구나 4륜 경쟁 모델인 벤츠의 4매틱, 아우디의 콰트로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6002만~7746만원)까지 갖추다보니 고객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
한편 국내 자동차 시장은 4륜구동 세단 판매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4륜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일본 스바루를 비롯해 닛산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까지 인피니티 M 4륜구동 모델을 출격, 라인업을 강화했다.
현대차도 대형 세단 제네시스의 4륜구동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4륜구동 세단을 빠르면 내년부터 판매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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