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는 결정 3일을 앞둔 16일 예측불허의 대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선거 공표금지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른 후보는 그대로 대통령에 올랐다.
2위 후보가 격차를 좁히기는 했어도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6일 전(13일) 실시되는 여론조사를 공표하거나 인용·보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1997년 15대 대선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33.1~35.0%,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24.5~28.9%를 기록했다. 개표 결과 김 후보가 40.3%로 38.7%의 이 후보를 눌렀다.
2002년 16대 대선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42.1~45.7%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35.8~38.6%)를 앞섰고, 실제 선거에서도 노 후보가 48.9%를 얻어 이 후보(46.6%)를 따돌렸다.
500만표라는 역대 최대 득표차를 보였던 17대 대선 역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30% 이상 여유 있게 앞섰고, 실제로 승리했다.
지난 13일 18대 대선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가 43.4~47.8%를, 문 후보는 40.7~47.7%를 각각 기록했다.
박 후보가 최대 6.8%포인트(SBS·중앙일보) 앞서는 등 여전히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인 결과가 대부분이었으나, 문 후보가 0.4%포인트(한국일보) 차이로 뒤집은 조사도 나왔다.
이에 따라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표가 몰리는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날지, 약세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언더독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밴드왜건 효과는 원래 대열의 맨 앞에서 행렬을 이끄는 '악대차(樂隊車)'를 뜻하는 말로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거나 지지 후보를 바꾸는 현상을 지칭한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 때 금광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역마차를 따라 몰려다닌 현상에서 유래한 말이다. '될 사람이나 밀어주자'는 식의 편승효과라고 하기도 한다.
투견 경기 때 '밑에 깔린 개'를 지칭하는 언더독 효과는 승자 지배 사회에서 약자에게 연민을 느껴 강자를 꺾어주기 바라는 심리현상을 뜻한다.
최근 트렌드는 대세론을 바탕으로 한 '잘난 척'보다는 '읍소형' '엄살작전' 등의 언더독이 대세다.
4·11 총선 당시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워 대세론을 타는 듯했으나 밴드왜건 효과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새누리당의 보수 결집 작전에 말려 단독 과반을 내주는 굴욕을 맛본 바 있다.
문 후보 측은 좌우를 배제하고 중도층에 호소하는 트루먼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1948년 미 대통령 선거 때 여론조사에서 밀리던 민주당 해리 트루먼 후보가 공화당 토머스 듀이 후보를 꺾고 대역전승했다.
이밖에 투표성향을 숨기고 투표장에서 인종·지역감정대로 특정 후보를 찍어버리는 바람에 당초 예측이 빗나가는 현상을 브래들리 효과라고 한다.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때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흑인 후보 토머스 브래들리가 결국 개표 결과 인종차별적 표심 때문에 패배한 사례에서 유래됐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긴 17대 대선은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났지만, 김대중·이회창 후보가 접전을 벌였던 15대나 노무현·이회창 후보가 붙었던 16대 대선에서는 특정 효과가 부각되지 않았다"면서 "현재까지 박 후보가 우세한 상황은 맞지만 역대 여론조사 2위의 막판 지지율 상승폭이 훨씬 컸기 때문에 방심할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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