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오바마는 당초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나 향후 10년간 1조2000억달러의 세수 증대, 연간 가구 소득 40만달러 이상에 한해 세율 인상 등을 베이너에 제안했다. 당초 각각 1조4000억달러와 25만달러에서 물러선 입장이며, 베이너도 지난주말 100만달러 가구소득 이상일 때 세율 인상 기준을 제안했기 때문에 양측이 추가적인 입장을 조율해야 할 전망이다.
우선 공화당이 그동안의 반대 입장을 뒤로 하고 고소득층에 대해 세율 인상을 허용하겠다고 전환한 것은 시사점이 크다. 물론 백악관이 기준으로 잡은 연간 소득 25만달러 가구보다는 네 배나 높은 100만달러 소득을 기준으로 하자는 공화당 안이었지만 충분히 전향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화당은 지난 10여년 동안 세율 인상 등 세금 인상 자체에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에 연간 소득 100만달러 이상 가구에 대해 세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라도 향후 추가적인 협상을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공화당의 한 인사는 로이터통신에 “양측의 중간선인 연간 50만달러 소득 기준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합의가 다 끝난 것은 아니다. 향후 10년간 늘리는 세수 규모를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가 하는 점에서 백악관은 당초보다 2000억달러 줄인 1조4000억달러, 공화당은 당초보다 2000억달러 늘린 1조달러까지 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 차를 줄이면서 동시에 정부채무 상한선 협상도 조만간 타결지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지난해 양측은 채무 상한선 협상을 벌이다 사상 처음으로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케 한 일도 있다.
건정 및 균형 재정을 달성하는 방안에서도 공화당은 초부유층 세율 인상이나 부유층들이 자주 사용하는 세금 공제 항목을 줄이는 방안과 노인의료보험인 메디케어 등 정부지출을 삭감하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광범위한 부유층 세율 인상에는 찬성하지만, 사회복지 제도의 근간을 흔들 정도의 정부지출 삭감에는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백악관과 베이너의 협상이 진전을 보이더라도 의회로 돌아가 동료 의원들을 설득하는 것도 문제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아마도 크리스마스 이후에 다시 돌아와서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겠나”고 일정을 보여줬다. 그는 내년 1월 이전까지 재정절벽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50%로 봤다. 따라서 협상이 지연되면 올해 연말을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빠르면 백악관과 베이너 의장의 합의가 이번주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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