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들이 연말 배당 대신 무상증자를 택한 이유는 주주 입장에서 배당 보다 이점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지난 17일 보통주 1주당 0.05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33만7000주 규모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같은 날 보령메디앙스는 20만주 규모의 1주당 0.019주 배정, 대웅제약은 30만주 규모의 1주당 0.0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JW중외그룹 3사가, 10일에는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가 각각 39만주, 238만주 규모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제약주의 연말 배당 대신 무상증자는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미약품은 1주당 0.05주, 보령제약은 1주당 0.005주, JW중외제약은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각각 0.05주, 대웅제약은 1주당 0.03주 무상증자 결정한 바 있다. 제약업체가 배당 대신 무상증자를 선택한 이유는 주주를 위해서다.
만일 12월 결산법인이 배당을 결정하면 다음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관련 사항이 확정되야 배당을 받게 된다. 하지만 무상증자는 주주총회 의결 절차 없이 다음해 1월 내로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이날 골프존은 1주당 1200원을 지급하는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골프존은 배당금 지급예정일은 정기주주총회 후 1개월 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무상증자를 통한 절세효과도 고려됐다. 주주가 배당을 받게 되면 내야하는 세율은 15.4%다. 이 배당 세금은 배당 소득세와 주민세가 포함된다. 배당과 달리 무상증자로 주식을 받은 주주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기업 입장에서 주식 배당과 무상증자를 선택할 때 큰 이득은 없다. 다만 무상증자는 배당이 불가능한 잉여금으로 신주를 발행, 주식배당은 배당가능한 잉여금으로 신주 발행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SK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주주가 배당을 받으면 세금을 내지만 무상증자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며 “때문에 제약주들이 배당 대신 무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적극적 주주 우선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 연구원은 “제약주가 무상증자를 실시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업계 경쟁으로도 볼 수 있다”며 “유한양행 등 먼저 배당 대신 무상증자에 나서자 다른 기업들도 무상증자를 실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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