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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내년 투자와 신규 채용 규모를 가급적 올해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사진은 자동차 엔진을 조립 중인 모습 [사진=르노삼성차] |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내년에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의 투자와 고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 경영환경을 설문한 결과 62%의 기업이 '올해보다 내년 경영환경이 더 안 좋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새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투자와 고용을 확대해야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할 좋은 일자리 창출, 연구·개발(R&D) 투자, 인적자본투자 확대 등은 내년 경제성장 잠재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5일 삼성과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그룹에 따르면 재계는 내년 경영환경이 더 어렵다고 진단하고 투자와 신규 채용 규모를 가급적 올해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고용을 줄일 수만은 없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삼성그룹은 내년 계열사들의 업황이 불투명한 것으로 내다보고 투자 규모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전략사업인 전자와 IT 부문의 투자 계획은 탄력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올해 삼성그룹의 총 투자 규모는 작년보다 5조원 이상 증가한 47조8000억원 수준이었다.
삼성의 고용 규모 역시 최소 올해(2만6100명)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규 채용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신수종 사업 등에서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부설 한국자동차연구소는 내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를 올해(7815만대)보다 3.4% 증가하는 데 그친 8080만대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내년에도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내실경영을 이어가고 친환경차 등 미래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와 고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현대차는 14조1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와 7500명의 신규 채용을 실시한 바 있다.
SK그룹과 LG그룹 등도 내년 경영환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다른 그룹사와 같이 투자와 신규 채용 규모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새 정부 경제정책의 기대효과와 정책 제언'이란 보고서를 통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 가계 소득이 증가하고 부채 부담이 줄어들면서 소비심리 회복,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 등 내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박근혜 당선인의 경제 공약 중 경기활성화 대책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내년 국내외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투자여건을 개선하고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근혜 당선인의 경제 공약이 소비심리를 살리고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경제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사회 갈등이 우려되므로 소통을 통한 사회적 합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규제로 인한 투자와 고용 위축, 대-중소기업 불협화음, 일자리 창출에 대한 노사정 대립, 재원조달 방식 등을 둘러싸고 사회갈등이 증폭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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