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김동환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생태계의 변화와 은행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는 재무상태가 장기간 양호한 우량기업은 줄어든 반면 잠재 부실기업은 크게 늘고 있다.
1999년~2010년중 은행차입을 하거나 회사채·주식을 발행한 표본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표본기간 11년 내내 이자보상비율(기업의 이자부담 능력)이 1을 초과한 초장기 우량기업은 64개사로 전체 표본기업의 1.5%였다. 이에 반해 이 비율이 한번도 1을 초과하지 못한 초장기 잠재 부실기업은 1356개사로 32.4%의 비중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연평균 1.8% 감소했다”며 “이는 우량기업이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왔지만 투자가 여의치 않은 잠재 부실기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량기업의 경우 은행차입 및 회사채·주식발행 금액에 비례해 설비투자를 늘렸으며, 특히 회사채·주식발행을 많이 하는 기업일수록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잠재 부실기업은 은행차입에 비례해 설비투자를 늘렸으나 그 정도는 미미했고, 회사채와 주식발행을 많이 하는 기업일수록 투자를 줄였다.
이를 바탕으로 김 연구위원은 “채권자·투자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생태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기업구조조정 기능과 잠재 부실기업의 무분별한 자본시장 진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잠재부실기업이 과도하게 존재하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역차별이 만연해 지속가능 성장이 곤란하다는 게 그 이유다.
이어 그는 “특히 은행은 출자전환, 컨설팅 등을 통해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채·주식을 발행하는 잠재 부실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김 연구위원은 “은행은 대출채권을 주식으로 전화해 일상적 기업감시·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은행은 기업부실의 원인이 어디있는지 조기에 살펴 각 사업의 현황에 맞는 해결책을 제공하는 등 컨설팅 기능도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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