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 교수, 은하병합 마지막 단계 쌍둥이 거대 블랙홀 발견

우종학 교수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국내연구진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은하병합 마지막 단계의 쌍둥이 거대 블랙홀을 발견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우종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팀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45억 광년 떨어진 은하의 중심부에서 쌍둥이 블랙홀을 찾아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충돌한 후 병합되기 직전의 두 은하 중심부의 블랙홀을 포착한 것으로 은하병합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쌍둥이 블랙홀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쌍둥이 블랙홀은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중에서 병합과정에 있는 두 개의 블랙홀로 은하와 블랙홀의 공동진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은하병합은 두 개의 은하가 충돌해 20억년의 기간 동안 서서히 하나의 은하로 재탄생하는 과정으로 각각의 은하의 중심부에 있던 블랙홀도 쌍둥이 블랙홀이 됐다가 결국 하나의 블랙홀로 진화한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가 한국연구재단에 위탁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해 영국 왕립천문학회지 온라인판 11일자에 게재됐다.
 
독일과 미국의 공동연구자와 협력해 이뤄진 이번 연구에는 칠레 북부 소재 유럽남천문대의 구경 8.4미터 거대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의 자료가 이용됐다.
 
두 은하가 충돌하면 각각 은하의 중심부에 있던 서로 다른 두 개의 블랙홀도 충돌해 하나로 합쳐질 것으로 예측됐으나 블랙홀은 빛을 방출하지 않아 검출이 어렵고 병합후기쌍둥이 블랙홀은 서로 가까이 있어 구분하기 힘들어 충돌후기 쌍동이 블랙홀이 확인된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블랙홀 근처 가스 운동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두 개 쌍둥이 블랙홀의 존재와 위치를 알아냈다.
 
기존 엑스선 관측으로 확인된 2개의 쌍둥이 블랙홀은 병합초기 단계의 것으로 이 단계의 은하에서 쌍둥이 블랙홀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은하병합 후기의 쌍둥이 블랙홀 발견으로 블랙홀 충돌과정에 대한 후속연구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2600광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두 개 은하의 핵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고 각각의 핵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은 것으로 두 개의 계란을 그릇에 깨어 담으면 흰자는 한 덩어리가 되지만 노른자는 두 개로 남아 있듯이 은하가 합쳐졌지만 두 개의 핵이 아직 하나로 합쳐지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상태를 규명했다.

블랙홀은 직접 관측이 어렵지만 가스가 유입되면 막대한 에너지가 빛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블랙홀 주변에서 이온화돼 방출되는 가스를 추적하기 위해 첨단분광기를 써 은하 중심부의 가스의 분포와 운동을 정밀하게 측정했다.
 
그 결과 두 개의 가스 성분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다른 속도를 갖는 것을 확인하고 이 가스 성분이 두 개의 은하핵의 위치와 일치하는 것을 통해 형과 아우 블랙홀을 찾아냈다.

우 교수는 “두 개의 쌍둥이 블랙홀이 수억 년 후 수 광년 거리만큼 가까워지고 결국 충돌을 통해 하나의 블랙홀로 재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