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당국의 규제로 인해 비트코인이 날개없는 추락을 하고 있는 가운데, 실망한 투자자들이 인민은행 웹사이트를 디도스 공격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중국인민은행 홈페이지와 웨이보(중국식 트위터)가 해커의 공격으로 18일 동시에 열리지 않는 사태가 빚어졌다고 차이징(財經)이 19일 전했다. 해커들이 대규모 트래픽을 발생시켜 홈페이지를 마비시켰으며, 이는 중국당국의 비트코인 정책으로 인한 실망감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디도스공격은 18일 중단됐다.
비트코인은 향후 달러화를 대체할 화폐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투자열풍이 일었었다. 특히 위안화 국제화를 노리는 중국이 비트코인 육성을 통해 달러화견제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돌면서 더욱 관심이 커졌다. 이로인해 중국에서의 비트코인 투자열기는 더욱 거셌다. 비트코인 거래가 가장 많은 나라로 떠올랐으며, 1비트코인의 가치도 올해 1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무려 9122%(BTC차이나 기준)나 폭등했다.
중국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 BTC차이나에서 1비트코인의 가격은 18일 한때 2560위안(약 44만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같은 거래소에서 지난 11월 7588위안(약 131만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해 무려 65%나 하락한 것이다. 이에 더해 비트코인을 팔겠다는 투자자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앞으로 하락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투자가 재산해외반출과 비자금형성에 악용된다는 비판이 일면서, 비트코인 열기를 방관하던 인민은행이 규제책을 꺼내들기 시작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5일 '자금 세탁 우려'를 들어 자국 금융기관에 비트코인 관련 상품을 취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모멘텀으로 치솟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16일 인민은행이 온라인 결제사이트들에도 가상화폐 사용 기능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온라인 결제사이트들은 비트코인 결제를 금지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중국시장에서 비트코인의 교환가치가 사실상 사라졌다.
이에 BTC차이나는 위안화 추가 예금업무를 중단했으며 인터넷결제업체들과의 업무협조도 중단했다. 하지만 현금화업무는 지속된다. 바비 리 BTC차이나 최고경영자(CEO)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당국의 결제사이트 압박은 맞는 것 같지만, 우리는 이를 인민은행이 공식 발표할 때까지 계속 이전과 다름 없이 영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이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발자가 만든 가상화폐다. 올 초 키프로스 금융위기 때부터 대안 통화로 주목받으며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사용이 활발해지자 독일은 지난 8월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인정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래가 유망하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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