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잠정치)은 8조3000억원으로 직전 분기의 10조1600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어닝쇼크'의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환율'이었다. 삼성전자는 달러ㆍ엔ㆍ유로 등으로 결제통화를 분산해 환율위험을 줄여왔으나 원화 강세 추세가 워낙 심해 수천억원을 손해봤다.
이처럼 원화가 엔화는 물론 달러 등 전세계 통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로 인한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가도 악영향을 받아 약보합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0.34포인트(0.53%) 오르며 1963.62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말 이후 여전히 2000선 밑에 머물렀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이후 당초 예상보다 엔화 약세가 빠르게 나타나 올해 안에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엔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ㆍ엔 환율도 올해 안에 960원 내외를 기록할 전망으로 유럽 재정위기 이후 유로화에 이어 엔화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국내 기업들에게는 많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로 선진국과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세계경제 회복으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 개선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이 큰 시기에는 환율 방어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내수 업종이나 환율과 상관없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업종을 찾으라는 설명이다.
소 연구원은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있는 IT나 조선 업종, 정부의 내수부양 의지에 따른 건설이나 은행 등의 내수업종, 향후 환율 변동성이 진정됐을 때 수혜을 입을 수 있는 경기민감 수출주 등이 유망하다"고 전했다.
환율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의 강력한 내수 진작 의지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결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원ㆍ달러, 원ㆍ엔 환율의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으나 환율은 경기에 대한 종속 변수로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 지나치게 우려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올해는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4년 만에 반등하고 기업들의 설비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기업들의 실적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정부의 내수 활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전개되는 것도 기업이익의 환율 민감도를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동차 업종을 제외하고 IT나 1차금속, 화학 등 업종은 당분간 환율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