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도 안되는데…감옥에 갇힌 대부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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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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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 TV 광고 '신입사원편'[사진=광고화면 캡처]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대부업계가 가계부채의 원흉으로 낙인찍히면서 합법적인 광고마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대부업 광고’는 ‘나쁜 광고’라는 인식 때문에 대부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킬수록 비난의 강도가 세다.

7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아프로파이낸셜그룹)는 지난해 8월 초부터 9월 말까지 ‘택시편’, 지난해 11월 말부터 현재까지 ‘신입사원편’ 등 2편의 텔레비전(TV) 광고를 방영했다.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는 대부업 브랜드 러시앤캐시로 잘 알려진 총자산 1조5000억여원 규모의 업계 1위사다.

공식적으로 순기능 1, 2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두 편의 광고는 모두 제일기획 출신의 대표가 운영 중인 한 광고대행사에서 제작했다.

각 60, 30초 분량의 이들 광고는 대부업이 꼭 필요한 금융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전파를 타고 있는 ‘신입사원편’의 경우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에 취직한 여직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대부업에 대한 주변인들의 편견은 사실과 다르며, 대부업체가 은행, 카드사 등 제도권 금융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여주인공의 어머니가 “거긴(대부업체는) 좀 그렇지 않니? 이자가 높다고 사람들이. 너 은행이나 카드 간다며?”라고 말하면, 신입사원이 “처음엔 망설였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걸. 그러니까 서비스가 훨씬 더 편리해야지. 하는 일은 비슷해. 젊은 회사라 좋더라구”라고 답하는 식이다.

일부 언론과 금융당국, 소비자단체 등은 이 같이 대부업의 순기능을 미화한 광고가 서민들의 무분별한 대출을 부추기고, 가계 부실을 조장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남녀 주인공을 배경으로 “버스랑 지하철만 탈 수 있나. 바쁠 땐 택시도 타고”라는 멘트를 내보내 논란을 낳았던 ‘택시편’ 방영 당시와 비슷한 반응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부업 광고가 청소년을 비롯한 대중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광고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가계부채 약 1000조원 가운데 대부업 대출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9조6000억여원에 불과하다.

또 두 편의 광고는 대부업법의 광고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한국대부금융협회의 심의까지 받았다.

대부협회는 TV 광고에 대한 심의 업무를 전담하는 광고심의위원회를 운영 중이며, 심의위는 광고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과 파급 효과 등에 대해 검토한다.

심의위원은 외부 전문가 5명, 업계 관계자 1명, 협회 관계자 1명 등 총 7명이며, 업계 관계자는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와 무관한 다른 대부업체 소속이다.

일부 금융권 관계자들은 대부업이 가계부채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 보다는 여전히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대부업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이러한 여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 광고에 반대하는 이들은 대부업이 가계부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보다는, 대부업 자체가 부정적인 업종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대부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유사한 갈등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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