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가 산적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국가 경제 전체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를 위협할 가장 큰 요인으로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와 일본 엔화가치 절하(엔저) 등 환율 문제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동북아시아 정세를 꼽았다.
두 가지 변수에 따른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해야 경제 살리기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선 원화 강세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미 부정적인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엔저 등 환율 리스크 때문에 지난해 4분기에만 5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테이퍼링 발표 직후 달러·엔 환율이 104엔대까지 올랐으며 올해에는 110엔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테이퍼링에 따른 엔화가치 하락으로 국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원·엔 환율이 10% 떨어지면 수출이 3% 감소한다"며 "올해 환율이 25% 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수출 감소폭이 최소 8%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영컨설팅 업체인 비전드림컨설팅의 정병표 대표는 "환율이 가장 큰 불안 요인"이라며 "수출 진작을 위해 해외 리스크 관리와 환율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이 경제적 주도권과 영토·안보 이슈 등을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는 동북아 정세도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들 국가가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엮여있기 때문이다.
삼성 사장단이 올 들어 처음 개최한 수요 회의의 주제 역시 '동북아 정세 변화와 한국의 외교 전략'이었다. 동북아 정세가 국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삼성 사장단은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으로 격변하고 있는 동북아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정부와 기업 차원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류상윤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중·일 3국의 갈등은 실물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동북아 정세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 책임연구원은 "국내 수출 가운데 중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 수준인 만큼 정치적·군사적 갈등으로 무역관계가 위축될 경우 한국이 더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동북아 평화 유지와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도 "동북아 리스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분쟁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국지적인 충돌이나 긴장 고조로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