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경의 머니마니>개미구멍이 튼튼한 둑을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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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1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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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다니는 K씨는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 3000만원을 올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2년 동안 주변 시세보다 싸게 거주했으니 당연하다 생각했지만 3000만원이란 돈은 부담스러웠다.

더 싼 지역을 찾기도 쉽지 않고 직장과의 거리, 자녀의 유치원 등을 고려했을 때 이사도 쉽지 않았다. 결국 그 동안 저축한 돈과 은행 대출로 힘들게 전세금을 마련했다.

그리고 어느 날 장모님의 입원으로 병원비 800만원이 필요하게 됐다. K씨는 전세자금으로 돈이 다 들어가 돈을 구하기 쉽지 않았다.

그때 K씨의 휴대전화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바로 대출상담 전화였다. 필요한 서류들을 보내고 1시간 정도 후 800만원이 입금됐다. 너무 고마웠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K씨는 다음달 결제일에 800만원에 대한 원리금상환액 35만원중 10만원이 부족했다. 급한김에 현금서비스를 받아 납부했다. 태어나서 처음 받아본 현금서비스였다.

한 달이 지나 결제일이 또 다가왔다. 이번에는 지난달 받은 현금서비스까지 20만원이 부족했다. 다른 카드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K씨는 덜컥 겁이 났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연체가 되고, 결국 파산에 이른다.

K씨 가정은 단돈 800만원, 월 10만원 마이너스 때문에 가계경제가 무너질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에 서민들의 가정경제는 점점 더 위기에 몰리고 있다.

재정상황이 양호해도 약간의 연체경험이나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30%대 고금리 대출을 사용해야만 하는 게 현실이었다. 저축은행이 이제라도 서민들을 위해 연 10%대 대출을 출시하겠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고금리 대출은 소액이라도 위 사례처럼 건실하게 지켜온 가정경제의 둑을 서서히 무너뜨릴 수 있는 개미구멍이다. 연 30%대 대출을 10%대로 전환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 가정경제에 숨통이 트이면서 개미구멍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대출은 해결책이 아니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보다 낮은 금리의 전환대출로 현금흐름이 다소 좋아지면 이를 계기로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저축을 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금융당국도 예금과 대출금리의 차이를 현실화 하고 개인신용정보도 철저히 관리해 20~30%대의 마약 같은 대출을 더 이상 접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서민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 조영경 희망재무설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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