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과 박 시장의 조우는 14일 오전 서울 노량진2동 동작구청에서 열린 '동작구 신년인사회'에서 이뤄졌다.
이날 정 의원은 지역구(동작을) 의원으로, 박 시장은 서울시장 자격으로 각각 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그간 꾸준하게 6·4 지방선거를 통해 차기 서울시장을 놓고 격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던 상황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먼저 단상에 오른 박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 의원은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다. 이런 멋진 분하고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정 의원이 나보다 확실히 잘하는 게 하나 있는데 그것은 축구"라고 기 싸움의 포문을 열었다.
앞서 박 시장은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노골적으로 여권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정 의원의 기선제압에 나섰다.
정 의원은 현재 당 내에서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함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그간 불출마 의사를 거듭 전해왔다. 하지만 정 의원도 전혀 물러서지 않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하는데 내가 축구 하나만 잘하겠느냐"면서 "이것저것 다 잘하고 맡은 일도 열심히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내가 서울시장에 안 나간다고 하니 박 시장이 너무 안심하는 것 같은데, 안심하지 말고 계속 더 열심히 일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 의원과 박 시장의 '뼈있는 농담'과 관련, 현장에서는 "두 분의 발언 속에서 신경전과 기싸움이 충분히 묻어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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