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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올해 들어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사망자가 세 명으로 늘어나면서 ‘조류 독감’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AI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조치와 함께 사회적 불안도 커지면서 지난해 한 차례 된서리를 맞았던 양계업이 또 한번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17일 남방농촌신문(南方農村報訊)에 따르면 H7N9형 AI 환자 다발지역인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 위생국은 난하이(南海)구와 찬청(禅城)구의 가금류 교역 시장을 15일부터 2주간 전면 휴장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지금까지 광둥성에서 내려진 가금류 시장 휴장 명령 중에서는 최장기간으로 전국의 양계업자들은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가금류 시장과 양계업은 완전히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재현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광둥성 73명의 양계업자들은 광둥성 위원회와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정부의 강제 휴장 조치 등으로 H7N9형 AI에 대한 사회불안이 확산되면서 양계 농가는 물론 가금류 유통과 도살업체 등도 타격을 입고 있다며 정부의 보조지원 확대 및 가금류 시장 휴장 관련 규정의 입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광둥톈농(廣東天農) 식품회사의 장잉(張瑩) 사장은 H7N9형 AI 바이러스가 가금류에서 사람으로 전염된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는 만큼 '조류인플루엔자' 명칭에서 '조류'를 빼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회사와 협력관계에 있는 4000여 곳의 양계 농가가 공황 상태라면서 H7N9형 AI가 계속 퍼지면 회사가 수매를 중단할 것이며 이로 인해 1만여 명의 농민들이 어려움에 부닥치게 돼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규모가 비교적 큰 일부 기업들은 조류독감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계업보다는 도살가공과 마케팅 등에 집중시키거나, 가금류가 아닌 돼지 등으로의 사업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H7N9형 AI에 비교적 큰 영향을 받는 주장삼각주 지역을 피해 비교적 안전한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 쓰촨(四川) 등지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춘제(春節ㆍ설)를 앞두고 H7N9형 AI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의 방역대책에도 비상이 걸렸다. 춘제 기간 동안에는 인구가 한꺼번에 이동하는 데다 가금류에 대한 수요가 집중돼 H7N9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쉬운 여건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H7N9형 AI 환자 다수 발생 지역인 저장(浙江)성 등 동부 연안 지역의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도 H7N9형 AI 확산 방지를 위한 예방활동과 위험 지역에 대한 방역에 더욱 신경을 쓸 방침이다.
중국에선 지난해 3월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150명의 H7N9형 AI 환자가 발생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첫 2주간 20명의 환자가 새로 확인되는 등 한동안 잠잠했던 AI가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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