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얼마 전 중국 정부가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개방과 함께 14년간 금지해온 콘솔게임 봉인을 해제함에 따라 세계 3위 규모의 중국 게임기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28일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올해 상하이 자유무역지구에서의 콘솔게임 산업 금지령이 해제되면서 중국 게임기 시장 우위 선점을 두고 국내외 업체의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닌텐도 등 외국계 3대 대표 게임 업체의 ‘삼파전’ 양상 속에 화웨이(華爲), 아리바바(阿里巴巴), 롄상(聯想) 등 국내 기업이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외국 기업 중에서는 가장 먼저 MS가 중국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MS는 작년 9월 IPTV 업체인 바이스퉁(百視通)과 79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상하이 자유무역지구에 바이자허(百家合)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비디오 게임기와 게임소프트웨어의 본격적 생산ㆍ판매에 나섰다. 반면, 닌텐도와 소니는 중국 게임시장 진출과 관련된 어떤 계획도 공개하지 않고 눈치싸움을 벌이며 비교적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외국계 대표 3사가 중국 게임시장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국 시장에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해버린 거대 밀수 지하시장을 넘어서야 하는 난관이 남아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금지령 해제 발표에 대부분의 중국 시민들은 금지령이 시행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만큼 중국 정부의 게임 산업 금지령 발표 이후 중국 게임기 밀수시장은 지난 14년간 다양한 경로로 유통망을 넓히며 몸집을 키워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국기업들은 갖가지 개발 전략을 제시하며 밀수 상품이 선점하고 있는 중국 게임기 시장에 파고들기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시장의 요구에 대한 빠른 적응력과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게임 상품의 특성상 중국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 개발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여러 중국 국내 대형 기업들도 시장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높은 점유율의 지하시장과 외국 기업의 공세에 어느 정도 경쟁력을 드러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대표적으로 화웨이는 올해 초 안드로이드 게임 콘솔인 트론(tron)을 개발했고, 이후 알리바바가 제조상 샤오빠왕(小霸王)과 함께 TVOS 가정용 오락기를 출시했다.
중국 전체 게임시장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IDC의 게임시장 분석가는 금지령이 해제된 만큼 중국은 향후 몇 년 안에 가장 잠재력 있는 거대 게임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중국 게임 시장의 총 판매량은 작년과 비교해 40%나 증가했고, 그 중 PC게임기 시장은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휴대용 게임기는 인기 고공행진 중이어서 그 판매량을 추산할 수 없을 정도다. 2012년 한해, 휴대용 게임기와 TV 게임기 시장 수익은 5억 달러에 이르고, 상품 판매량은 400만대에 달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2000년 콘솔게임이 자국의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유로 MS, 소니, 닌텐도의 콘솔게임기를 자국에서 생산, 판매하는 것을 막아왔다. 그러나 지난 6일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개방과 함께 금지령을 해제하고, 콘솔게임업에 관련된 외자기업의 국내시장 생산과 판매는 물론 게임 타이틀 판매도 허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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