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AI(조류 인플루엔자)를 비롯해 구제역과 같은 가축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교통방역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교통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가축전염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확산에 사람과 차량의 이동이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에 교통상의 방역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통연구원은 우선 상시적인 교통방역체계를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AI, 구제역과 같은 동물질병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중국·동남아시아 지역과 인접해 있고, 지정학적으로 이들 지역과 교류도 활발해 언제든지 가축전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통연구원은 "또 비교적 좁은 국토에 인구가 밀집하고 교통망이 발달해 활발한 사람과 차량의 이동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바이러스가 유입되더라고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상시적인 교통상의 차단방역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방역체계를 주요 교통망상에 설치하고 상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통연구원은 "개별 농장단위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톨게이트, 행정구역의 경계상 주요 도로, 주요 축산단지 진입구 등에 상시 교통방역 시스템을 설치해 바이러스의 교차감염을 2중, 3중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1년의 구제역 파동에서도 사료차량, 위탁농장 방문 등 사람과 차량의 이동에 의한 전파요인이 87.2%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장거리, 고속, 대량의 이동 기능을 담당하는 고속도로는 진출입 관리가 용이하므로, 화물차의 과적단속 장비와 같은 상시 방역시스템을 설치하고 축산관련 사람과 차량에 대해서는 소독 등 방역활동을 상시적·예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금류와 접촉이 잦은 소수의 축산차량과 다수의 일반차량을 구분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교통연구원은 "일반차량에 대한 통행제한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고 방역의 효율성도 낮다"며 "축산농가 밀집지역에서는 축산관련 차량과 일반차량이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별도의 도로를 설치해 아예 동선을 분리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교통연구원 관계자는 "동북아시아의 교통·물류상의 요충지인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가축질병의 전국적 확산을 막으려면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라는 관점에서 촘촘한 교통방역 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