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집권 2기 출범을 앞둔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이 한국판 도이치뱅크 건설을 목표로 내걸었다.
은행과 증권사를 인수해 제1금융권 이상의 종합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수익을 일선 금고와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착한 금융의 기능을 더욱 강화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자산 규모가 영세한 금고는 인근 금고와 통폐합해 경영의 내실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증권사 인수 검토
신 회장은 9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연임 결정 후 첫 인터뷰에서 “처음 취임했을 때와 달리 더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며 “집권 1기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8일 대의원총회에서 제16대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임기는 올 3월 15일부터 2018년 3월 14일까지 4년이다.
신 회장은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기 위해 우리은행과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앞으로 제2금융권을 넘어 제1금융권에 버금가는 조직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하나 하나 세팅을 해야 한다”며 “자금을 운용해서 금고에 돌려주는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 있는 증권사 매물 중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매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발표할 수는 없지만 생각한 매물은 있다”고 답했다.
증권사 M&A 시장에는 현대증권, 동양증권 등 대형사와 아이엠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중소형사가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M&A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예전에 이미 인수를 시도했고 지금은 너무 앞서갈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우리은행 인수 시 독일의 도이치뱅크를 롤모델로 도매금융과 소매금융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까지 짜놓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연구팀은 3년여 전 소관 정부 부처인 안전행정부 직원들과 직접 독일을 방문해 도이치뱅크의 발전 사례에 대한 벤치마킹 작업을 진행했다.
그는 “과거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하려 했던 것은 도매금융과 소매금융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결정”이라며 “이런 것이 잘 돼 있는 곳이 협동조합이 제1금융권을 인수한 도이치뱅크로, 새마을금고가 가진 소매금융 데이터베이스(DB)에 우리금융이 가진 도매금융 DB를 접목시킨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새마을금고가 우리은행을 인수하려는 것은 다른 제1금융권 회사들처럼 주주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것이 아니고, 경영철학인 착한금융을 실천해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금융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험 안정화, 영세금고 정리
또 다른 사업 분야인 보험은 적정 수준의 규모를 갖췄다는 판단에 따라 향후 투자 물망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생명보험의 경우 기존 생명공제가 생보업계 10위권에 가까운 규모를 갖추고 있고, 손해보험의 경우 이미 MG손보(옛 그린손보) 인수에 투자자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생명공제는 국내 24개 생보사 중 11~12위권으로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고, 상대적으로 약했던 손해공제는 MG손보에 투자를 해 보험시장에서 어느 정도 틀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마을금고는 적정 횟수 이상 거래를 하는 진성회원이 700만~800만명에 달하고, 보험사의 보험설계사보다 전문성이 높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하면 MG손보가 조만간 보험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신 회장은 두 번째 재임 기간이 끝나는 4년 뒤 새마을금고의 미래가 밝다고 보고, 영세 금고 구조조정을 통한 내실 경영을 목표로 제시했다.
신 회장은 “현재 직원들이 새마을금고가 안정됐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4년 뒤에는 제1금융권, 제2금융권을 떠나 으뜸가는 조직으로 변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내실 경영을 위해 지역별로 각 금고를 분석한 뒤 영세한 금고는 인근 지점과 통폐합함으로써 800억원 정도인 금고당 평균 자산을 1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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