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그룹, 업종 교차투자로 ‘닮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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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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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삼성과 SK가 새로운 수익창구를 개척해 나가며 사업영역이 겹쳐가고 있다.

삼성그룹은 중화학 기반 신소재와 에너지 영역을, SK그룹은 반도체 중심 ICT‧전자부품 영역을 확장하면서 비슷한 골격을 형성해 가고 있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메가트렌드로 부상한 융합형 사업전략을 구사하면서 대기업간 업종교차 현상이 파생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전자‧IT 등 소비재부터 부품‧소재까지 다수 계열사를 연결하는 광범위한 협업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그룹 17개 상장사 중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92%에 달하는 쏠림은 이러한 수익 구조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여진다.

SK도 최근 이처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기존 주력 계열사간 ICT와 전자소재를 연결하는 포괄적인 사업틀을 다지는 데 힘쓰고 있다.

그 과정에 곳곳에서 삼성과의 겹침이 포착된다. SK하이닉스가 최근 ICT 총괄직을 맡긴 임형규 부회장에 이어 비메모리 분야 전문가 서광벽 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을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SK하이닉스에 합류한 오세용 제조부문 사장까지 총 3명의 삼성 출신 임원을 영입한 SK가 추가 영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재계는 관측한다.

SK의 이러한 인재 보강은 ICT 융합형 사업 개발과 더불어 단기적으로 비메모리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려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와중에 SK하이닉스는 삼성이 국내에선 독보적인 모바일AP 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SK텔레콤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하이닉스가 CMOS 이미지센서를 바탕으로 급신장하고 있는 자동차 전장부품 영역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어 향후 경쟁이 예상된다.

화학 기반 소재 영역도 융합형 전략의 키를 쥐고 있어 삼성과 SK 양사 모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리튬이온분리막과 FCCL, TAC필름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이 IT기기, 디스플레이, 전기차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전기, 통신기계 부품 제작‧판매업을 사업목적에 포함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의 장기적인 연계 가능성이 관심을 모은다.

이에 비교해 삼성의 소재 핵심 계열사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제일모직은 기존 반도체 소재, 디스플레이 소재에서 나아가 LED, 태양전지,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을 검토하고 있어 SK이노베이션과의 닮은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토탈은 SK의 에너지‧화학사업 영역에 진출하며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사례다. 삼성토탈이 오는 9월 가동하는 1조6600억원 규모의 파라자일렌(PX) 공장은 SK의 화학 분야 핵심 제품이다. 특히 정부의 알뜰주유소를 통해 휘발유를 공급해온 삼성토탈은 이 신공장에서 경유까지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국감에서 “석유시장 진출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히기도 했던 삼성토탈은 최근 석유유통의 핵심인 송유관공사의 지분 인수를 검토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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