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공여는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만큼 환금성이 좋아 증권사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증권사마다 대출 조건을 사실상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어 고객유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트레이드증권은 전월 개정해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간 신용거래 약관에서 신용거래융자 최저 보증금률을 현금 20%에서 15%로 줄였다. 대용금 또한 25%에서 30%로 확대했으며 융자비율은 80%에서 85%로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보증금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융자 또는 대주를 받을 때 내는 현금 및 대용증권을 말한다. 신용거래 보증금률은 최저 40%로 증권사마다 다르다.
예컨대 이트레이드증권을 이용하는 투자자는 현금 100만원 및 대용금 100만원을 가지고 있다면 최대 444만원까지 주문할 수 있으며, 융자금액도 377만원에 이르는 것이다.
이트레이드증권 관계자는 "투자자가 적은 돈으로 더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도록 조정한 것"이라며 "현금 비율을 줄이고 대용 비율을 늘린 것은 융자를 더 해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투자자가 이용하는 키움증권 또한 작년 말 이미 대용비율을 늘렸으며 새해 들어 추가 확대에 나섰다가 잠시 보류한 상황이다.
앞서 7일 키움증권은 대용 사용비율을 현 기준인 현금 20%에서 5% 줄이고 대용을 25%에서 40%로 늘리려 했다. 융자비율도 80%에서 95%까지 올릴 계획이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와 대용 반영 비율 증가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작년 10~11월 불과 두 달 새 현금 비율을 15%포인트 내리고 대용 비율을 15%포인트 올렸다. 작년 10월 10%였던 대용비율은 15%로, 11월에는 25%로 올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 대용 비율 증가는 신용매매 투자자 범위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외상거래가 쉬워졌지만 위험도 커진 것"이라고 전했다.
현금 대비 대용 비율이 높아지면 대출비용도 따라서 증가한다. 이때 주가하락을 비롯한 사유로 담보비율이 떨어질 경우 투자자가 이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납입해야 돈도 함께 불어난다는 얘기다.
주요 증권사는 스탁론 이자율 역시 잇따라 낮추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작년 말부터 대출금리가 최저 연 3.9%인 '참 좋은 스탁론'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SK증권은 1~3개월간 연 3.9%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우리 위너스 스탁론'을 최근 내놨다.
스탁론은 증권사와 제휴한 제2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테마주에도 투자할 수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자율규제 범위 안에서 운영하고 있어 직접 규제에 나서기는 어렵다"며 "상황을 봐가면서 스탁론 축소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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