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차세대 먹거리로 불리는 배터리 시장을 놓고 업체 간 치열한 특허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배터리 분리막 등과 관련한 첨단 기술 선점과 견제를 위해 소송전까지 불사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인 미국 셀가드는 지난달 3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서부 연방법원에 LG화학과 LG화학 미국법인을 상대로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셀가드는 LG화학에 분리막을 공급하던 업체이다.
셀가드는 이번 소송에서 LG화학이 자사의 배터리 안정성 강화 분리막 기술을 이용한 배터리를 제작, 고객사에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RS 기술은 기존 분리막 기술보다 열수출과 전기적 단락을 개선해 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특히 셀가드는 LG화학이 2차전지 분리막에 무기물을 입히는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특허침해 제품의 판매금지와 재고폐기,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LG화학 측은 이번 소송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특허소송에서 주장한 기술은 미국과 유럽, 한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에 특허 등록된 LG화학의 독자적 기술"이라며 "셀가드의 특허 기술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셀가드의 분리막 특허 기술 관련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셀가드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분리막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며 유사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업계는 셀가드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을 겨냥한 특허 공격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업체의 기술력에 밀려갈수록 시장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셀가드가 견제 차원에서 특허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LG화학이 미국 셀가드가 제시한 장기 공급체결 등의 요구를 거절하자 (LG화학을)압박하기 위해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셀가드는 최근 삼성SDI와 4년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LG화학은 기존 거래선이 있고, 자체 생산량도 늘려가고 있어 이를 거부했을 가능성이 높다. 셀가드가 소송으로 자사의 분리막 구매를 압박하려 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연이은 특허 소송전은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수주에 지장이 발생하는 등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업체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와 관련된 특허 침해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지난 2011년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분리막 기술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2심까지 SK이노베이션이 승소했으나 대법원이 소송건을 파기환송하면서 향후 1년까지 소송 기간이 장가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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