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에서 영세 업종으로 분류되는 숙박·음식업 등의 일자리 급증이 취업자 수 증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는 2475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0만5000명 늘었다. 이는 2002년 3월(84만2000명) 이후 최대치다.
수치상으로 보면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3년간 고용동향 추이를 보더라도 70만명 이상 증가는 정부 당국 입장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이기 때문이다. 문제로 지적됐던 청년·여성 고용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그러나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이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부분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숫자를 끼워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통계청이 조사한 산업별 취업자 증감을 보면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2000명·8.7%), 숙박 및 음식점업(11만9000명·6.1%), 도매 및 소매업(12만6000명·3.5%) 등에서 취업자 증가세가 뚜렷했다.
전체 취업자 70만5000명을 놓고 보더라도 절반이 넘는 36만7000명이 고용의 질과 무관한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비임금근로자가 650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명(0.5%) 늘었으며, 무급가족종사자는 2만2000명(2.1%) 증가했다.
12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던 자영업자 수도 8000명(0.1%) 늘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한 구직자들이 다시 상당 부분 자영업으로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보건·복지서비스는 경기회복에 따라 자력으로 늘어나는 일자리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부가 복지지출을 늘리면서 시간제와 여성들의 인력 유입으로 이어지는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제무역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숙박 및 음식업, 개인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등 영세자영업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며 "준비되지 않은 생계형 창업을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기업형 창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영세 서비스업종의 고용이 늘어나는 부분이 달갑지 않다. 가뜩이나 서비스업 선진화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로서는 영세 서비스업의 고용을 낮춰야 하는 부담이 뒤따른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영세 서비스업 비중을 축소시키기 위한 구조개혁작업을 검토 중이다.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과 고용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경수 KDI 박사(연구위원)는 "음식숙박업 대행서비스, 육상운송(대리 포함) 등은 점차 기업화·대형화되는 추세"라며 "서비스업 규제완화를 통해 의료·관광·금융산업이 발전할 때 자영업 서비스도 동반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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