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이라면 카드사들이 상반기 영업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상품과 각종 마케팅을 쏟아냈지만, 카드사에 대한 불신과 정부 규제로 가라앉은 분위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1억건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낸 KB국민·롯데·NH농협카드 등 카드 3사에 대한 제재를 16일 확정한다. 3개 카드사는 17일부터 3개월간 신규영업이 정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유출은 3개 회사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드사태의 여파는 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실시한 11개 카드사에 대한 브랜드 지수(BMSI) 조사 결과를 보면, 정보유출과 무관한 신한카드의 BMSI는 이 기간 52.3에서 50.5로 1.8 포인트, 삼성카드는 41.7에서 39.6으로 2.1 포인트 하락했다.
우리카드도 정보유출 이후 BMSI가 0.4 포인트 감소했다. 정보유출과 무관한 카드사들에 반사이익은 커녕 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의 불똥이 튄 것이다.
카드사들은 상반기 내 공격적인 마케팅은 '물건너 갔다'는 분위기다. 통상 카드사들은 상반기까지 신규 회원 유치 등 한 해 영업목표를 절반 이상 달성하고, 하반기부터 상반기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익을 거둔다. 그러나 당장 신상품 출시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은행계 카드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보유출 등의 사고를 비껴나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마음대로 영업을 할 수 없다.
한 은행의 카드담당 임원은 "가뜩이나 카드사 정보유출로 금감원에 불려가는 일도 많은데다 ‘이틈에 장사하지 말라’는 경고 때문에 한창 영업력을 끌어올릴 시기인데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카드업계의 영업 키워드는 '기존 고객 지키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의 불안심리가 커진만큼 기존 고객들의 신뢰를 잃지 않는데 중심을 두자는 것이다.
전업계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고객 이탈을 막는게 최선의 영업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실용성 등을 강화해 기존 고객에 혜택을 줄 수 있는 마케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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