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상봉 이틀째…내일이면 또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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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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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작별상봉'

2차 이산가족 상봉자 개별상봉이 열린 24일, 남궁봉자씨(오른쪽)를 바라보는 북측의 아버지 암궁렬씨. [사진=공동취재단]

금강산 공동취재단(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단이 24일 개별상봉을 시작으로 애트한 이틀째 만남을 이어갔다.

전날 60여 년 만에 재회했던 북측 상봉 대상자 88명과 남측 가족 357명은 작별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금강산호텔 개별상봉에 이어 정오 공동중식, 오후 4시 이산가족면회소 단체상봉 등 3차례에 걸쳐 2시간씩 모두 6시간을 만났다.

이산가족들은 비공개로 진행된 가족 단위의 개별상봉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낸 뒤 점심식사 때는 사진을 찍으며 못다 한 이야기를 했다. 오후 단체상봉에서는 다음날 있을 석별의 정을 미리 나누며 상봉 정례화와 서신교환을 희망했다.

남측 가족은 북측 가족을 위해 준비한 의류와 의약품, 간식 등의 선물을 건넸고 북측 가족은 술과 식탁보 등 북한 당국이 준비해준 선물세트를 전했다.

6·25 전쟁 때 소식이 끊긴 뒤 죽은 줄 알고 '영혼결혼식'까지 올려줬다는 언니 홍석순(80)씨를 만난 동생 명자(65)씨는 "북쪽이 춥다고 해서 따뜻한 외투를 갖고 왔다"라며 "어떤 것을 좋아할지 몰라 많이 고민한 끝에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연숙 전 의원도 6·25 때 시립간호고등학교 재학 중에 인민군에 끌려간 언니 리임순(82)씨를 만났다. 이 전 의원은 "세월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언니와의 얘기가 재밌었다"라며 "남들은 많이 울었지만 우리는 기뻐서 잘 울지도 않았다"라고 재회의 기쁨을 표현했다.

북측 최고령자 김휘영(88) 씨는 남쪽 여동생 종규(80)·화규(74)·복규(65) 씨에게 3년 전부터 옛 생각을 하며 직접 쓴 수필을 선물하면서 "남쪽에 떨어져 있는 부모, 형제도 같은 달을 볼 것"이라는 생각에 평소 달 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남궁봉자(61)씨는 북쪽의 아버지 남궁렬(87) 씨에게 영양제 등을 선물하며 "이 약 다 드시고 건강해져서 통일이 되면 또 만나자"라고 약속했다.

북쪽 김갑철(83)씨의 동생 갑례(81)씨는 "이제 내일이면 못 본다"라며 "편지 왕래라도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2차 상봉단은 25일 오전 9시 금강산호텔에서 1시간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을 마감하고 오후 1시께 금강산을 출발, 오후 4시30분께 강원도 속초로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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