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상속소송' 이맹희씨 상고 포기… 패소확정(종합2보)

인지대·소송비용 부담 느꼈을 공산 커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명 주식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여온 이맹희(83)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 이건희(72) 삼성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에서 항소심 결과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삼성그룹 2세 간에 벌어진 천문학적 규모의 상속소송은 이건희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맹희씨는 26일  자신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주위의 만류도 있고, 소송을 이어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간 관계라고 생각해 상고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소송기간 내내 말씀 드려왔던 화해에 대한 진정성에 관해 더 이상 어떠한 오해도 없길 바란다"며 "소송으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한 것 같다. 나아가 가족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판사 윤준)는 맹희씨가 이 회장을 상대로 삼성생명 주식 425만9000여주, 삼성전자 주식 33만7000여주, 이익 배당금 513억원 등 총 9400억원 규모의 재산을 인도하라며 낸 주식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차명주식에 대한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맹희 씨가 청구한 주식 중 일부는 법정 기한인 10년을 지나 청구가 부적합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히고 이어 "나머지 주식은 상속 재산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맹희씨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한 이유로 법률적 판단만으로 대법원에서 결과가 뒤집할 가능성이 적은 것과 지불해야 하는 천문학적인 인지대와 소송비용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 전 회장은 1심에서 90억원, 2심에서 44억원 등  인지대로만 134억원을 이미 지출했고 대법원 상고심 인지대가 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200억원을 내야 할 상황이다.

또 만일 대법원 상고심도 패소하면 이건희 회장의 소송비용도 물어줘야 하기 때문에 이같은 이유로 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