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증권 유관기관들의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구성이 지연되며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은 각각 31일과 28일 정기 주주총회 개최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이번 주총에서 코스닥시장 본부장과 파생상품시장 본부장 등 상임이사 2명을 선임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임감사 선임은 주총 안건에서 빠졌다.
김성배 거래소 상임감사는 다음달 1일 임기가 만료된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의 기관장과 감사는 해당 기관의 임추위에서 3~5배수의 후보를 추천한 후 주무부처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된다.
하지만 거래소는 상임감사 선임을 위한 감사위원회위원후보추천위원회도 구성하지 않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감사 선임을 위한 임추위 구성 조짐은 나타난 것이 없다"며 "감사 후보가 윤곽이 잡히면 임시주총을 개최해 감사가 선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 유관기관 관계자는 "거래소 노조의 현오석 장관 검찰 고소 건과 정부의 방만 경영 지적에 따른 임원 처우 축소 등과 맞물려 낙하산 인사들이 거래소 임원 자리를 꺼리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일각에서는 거래소 임원 자리가 낙하산들의 무덤이란 얘기도 있다"고 귀띔했다.
거래소 노조는 연초 정부가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유지하지로 결정한 데 대해 '초법적 월권행위'라며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또 거래소는 지난달 정부에 제출한 '방만경영 정상화 이행 계획안'에서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를 66% 줄이기로했다.
코스콤의 상황은 더 암울하다. 사장 공백 상황이 4개월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콤 수장 자리는 주로 낙하산 인사들이 차지해 왔다. 우주하 전 코스콤 사장은 행정고시 22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국방부 등의 요직을 거친바 있다.
사장 공백이 이어지며 감사 및 본부장 등 임원 선임 역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상욱 코스콤 상임감사는 이번 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더불어 7명의 임원 가운데 현재 경영전략본부장과 정보본부장 2명이 공석이다.
하지만 코스콤의 이번 주총에는 신임 사장과 임원 선임과 관련된 안건은 빠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콤 관계자는 "사장과 임원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며 대형 신규 프로젝트 수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에 칼을 뽑아든 상황에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내면 '공공의 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사장 선임을 미루고 있는 모양세"라며 "사장 선임이 미뤄지자 임원 등의 선임 역시 그 이후로 미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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