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의약품ㆍ해외 콘텐츠 의존 제약사ㆍPP,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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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3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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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ㆍ미 FTA 이행법률 알아보니…오리지널 특허침해 줄소송 우려

  • -美 로펌 진출로 변리시장 잠식 가능성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한·미 FTA 발효 후 개정된 이행법률 6건 가운데 가장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노심초사하고 있는 업계는 단연 제약업계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특허 연계제도의 본격 적용이 1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한미 FTA 관련 약사법 개정법안은 후발 제약회사가 후발 제약회사의 의약품 판매를 1년간 제한하는 ‘판매제한 제도’ 및 ‘우선판매 품목허가 제도’신설·도입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약 제네릭사가 오리지널사의 특허를 침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오리지널사는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제네릭 의약품 개발에 의존해 온 국내 제약업체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또 다국적 제네릭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도 변수로 남아있어 특허 경쟁력이 없는 상당수 업체들은 그야말로 시장에서 퇴출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외국 자본 지분율(49%)도 전면 철폐되면서 국내 PP업계에 대한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지상파와 지상파 계열 PP의 시청점유율은 60%대에 달한다.

이처럼 국내 지상파 계열 PP가 영화,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을 해외 콘텐츠에 기대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법 개정 법률이 발효될 시 악재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관련 업계는 지적한다. 무엇보다 판권이나 중계권료 상승으로 영세 PP채널은 시장에서 영원히 퇴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도 완료되면서 공공성을 지닌 기간통신서비스가 실질적으로 외국인의 지배하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안보 등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자들이 미국이나 EU에 자금을 투자해 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이 다시 국내에 자금을 간접투자해 기간통신사업자를 지배하게 될 경우 공익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정품 소프트웨어 구매 부담이 커지는 한편, 외국 소프트웨어업체들과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을 둘러싸고 갈등도 빚고 있다. 실제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지난 2012년 국방부에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라고 경고문을 보낸 바 있으며, 저조한 국내 웹하드 업체들의 사업심사 등록도 법적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미국 대형 로펌들의 국내 시장 진출 러시에 따라 국내 변리시장이 크게 잠식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ㆍ미 FTA 체결에 따라 국내 변리업무와 미국의 특허변호사 업무를 개방에서 유보해 놨다. 하지만 개정 법률에 따른 3단계 법률시장이 개방이 되면 외국 로펌들은 국내 변호사를 고용해 변리사건도 수임할 수 있다.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미국 로펌들에게 국내 변리업무를 개방하고 우리 변호사들은 미국에서 변리업무를 하지 못해 형평성에 반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대형 로펌들이 국내 시장의 각종 분쟁과 소송은 물론, 국제 조약 등에 있어 유리한 우위를 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밖에 개정 법안에 미국 세무법인이나 세무사가 국내에 들어와 세무서비스를 한다는 내용은 포함된 반면, 한국 세무사나 세무법인이 미국에 진출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 통상대책특별위원회 한 의원은 "이번 한·미 FTA 개정 이행 법률은 국내업계를 반영하지 않은 채 미국식 시장경제의 법과 제도를 전면적으로 이식한 꼴"이라며 "정부는 개정 법률을 추진하기에 앞서 피해가 예상되는 업계에 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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