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새로운 시험대에 선 황창규 KT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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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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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KT가 오늘 대규모 명예퇴직을 발표했다. KT 노동조합을 비롯 전 구성원이 한 발 물러섰기에 가능한 일이다. KT 직원들의 용기 있는 결단력은 아이러니하게도 전임 이석채 회장의 무책임 경영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전 회장은 통신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롱텀에볼루션(LTE)서비스를 실기했으며 감소로 돌아선 유선전화에 대해 해결책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설상가상으로 비통신을 강조하다가 통신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 회장 재직 기간 동안 외형은 커졌으나 내실은 부실해지는 사상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았다. 실제로 계열사는 2009년 1월 기준 30개였으나 2013년 말 55개를 불어났다. 그러나 이에 비해 KT 자체의 실적은 감소했다.

결국 KT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23조8106억원, 영업이익 8393억원, 당기순손실 603억원을 기록했다. KT가 주력으로 꼽는 유선전화 매출도 매년 약 4000억원씩 감소하면서 무선분야의 성장도 정체됐다.

결국 전임 회장의 과(過)가 황창규 회장에게 넘어온 것이다. 황 회장은 지난 1월 27일 취임당일 바로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전체 임원수를 30% 정도 줄였다. 취임 다음날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회장 기준 30% 및 전 임원 기준급 10% 반납을 선언하는 파격행보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영업실적이 적자였는데도 등기임원들의 보수가 증가한 동양증권, 한화투자증권, HMC투자증권, 동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과 대비되는 행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증권사 가운데 최대인 404명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임원 연봉은 오히려 52.3% 올랐다.

KT는 노사 대합의로 명퇴를 실시하기로 했다. KT노조는 이번 명퇴에 대해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매는 미봉책만으로는 누구의 안위도 보장할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또 회사가 없으면 조합도, 조합원도 있을 수 없고, 삶의 터전도 송두리째 사라져 다 같이 공멸한다고 강조했다. 읍참마속의 심정이 그대로 담겼다.

KT노조는 다 함께 생존하는 방식으로 총 파업이나 총 투쟁이 아닌 명퇴를 선택했다. 사측도 노조가 큰 결단을 했다며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지금 KT는 혁신을 위해서라면 과감한 포기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KT가 재도약의 발판을 위해 황 회장을 중심으로 체질 강화에 나선다면 더 이상 과거로의 회귀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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