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안산 단원고등학교 쌍둥이 형제가 진도 앞바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사실이 알려졌다.
안산 단원고 2학년 4반에 재학 중인 이란성 쌍둥이 정대진·복진(17) 형제는 16일 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으로 이송돼 17일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동생 대진이는 눈을, 형 복진이는 어깨를 다쳤으나 경미한 상황이다.
가정 형편상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고 있는 이들은 16일 오전 세월호 선체가 갑자기 기우는 상황에서 객실 안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에 그대로 있다 큰 변을 당할 뻔했다.
'와장창'하는 굉음과 함께 객실 안에 있던 옷장이나 집기들이 한쪽으로 쓸려 내려갔고 거세게 급류가 들이닥쳤지만 사고 전 입은 구명조끼 덕분에 물 위에 간신히 뜰 수 있었다.
형제는 난간을 붙잡고 버티며 반드시 살아나가자고 다짐한 채 헤엄쳐 전진한 끝에 배에서 탈출, 해양경찰에 의해 구조될 수 있었다. 너무나 힘이 들어 탈진할 뻔했지만 형제들끼리 의지한 끝에 무사히 귀환하게 됐다.
쌍둥이 할머니는 "갑자기 배가 기울고 객실로 물이 들이차는 상황에서 무척 무서움을 느꼈지만 손자들은 서로 눈을 마주보고 반드시 살아나가자고 한 뒤 힘차게 헤엄쳐 나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