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그것도 세계에서 톱클래스라는 미국PGA 투어프로가 두 번 스윙으로 볼을 30㎝ 보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미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발생한 일이다. 주인공은 재미교포 리처드 리(27)다.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 17번홀. 그린이 물로 둘러싸인 아일랜드홀로 유명한, 이 골프장의 ‘시드너처 홀’이다. 이날 홀 길이는 129야드로 셋업됐다.
리처드 리는 웨지로 칩샷을 시도했다. 그러나 클럽헤드가 볼 윗부분을 맞혔는지, 볼은 약 10㎝ 나아가는데 그쳤다. 외신은 이를 ‘헛스윙’(whiff)이라고 전했다.
이번에는 퍼터를 들었다. 퍼터로 친 세 번째 샷도 20㎝ 정도 전진하고 말았다. 두 번 스윙을 했는데도 볼은 고작 30㎝ 정도 나아갔다. 리처드 리는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1퍼트로 마무리했다. 더블보기.
그 때까지 합계 이븐파를 달려오던 리처드 리는 그 홀에서 2타를 잃은데 이어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고 결국 4라운드합계 3오버파 291타(공동 65위)로 대회를 마쳤다.
하위권이어서 상금(약 2만달러) 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한 외신에서는 이를 두고 ‘투어프로의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드라이버샷으로 300야드를 보내는 판에 두 번 스윙으로 30㎝ 전진하는데 그쳤으니 그럴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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