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2014 한국은행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그는 개회사를 통해 "위기 이후 6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세계경제는 비로소 성장 모멘텀을 서서히 회복해 가고 있다"면서 "이 흐름을 지속가능하고 견조한 성장세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순조롭게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안정을 통해 위기를 방지하는 것이야말로 지속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면서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앙은행이 기본 책무인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금융안정, 지속성장 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대가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중앙은행이 복수의 정책 목표를 추구하는 데 있어 필요한 정책 체계와 수단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그는 각국의 구조개혁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속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문제점으로 그는 인구고령화, 글로벌 불균형, 신성장동력 발굴의 어려움 등을 제시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의 정책적 대응과 함께 국제 공조도 중요하다고 그는 역설했다.
한편 이날 한은 콘퍼런스에서는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와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각각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로버트 배로 교수는 "재정정책에서는 미래 지출 및 조세부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통화정책에서는 그동안 크게 늘어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이는 출구전략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다수 국가에서 정책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드문 거시적 재난(rare macroeconomic disasters)'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현송 이코노미스트는 현 세계경제 상황에 대해 "신흥시장국의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에 기반한 수익률 추구 과정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 등이 신흥시장국의 기업부문이 발행하는 외화채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하는 두 번째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글로벌 유동성의 전파 경로에서 기업부문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해외자회사를 통해 외화를 조달해 자국통화로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다국적 기업의 통화불일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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