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탄소 소재에 실리콘 반도체 공정에서 널리 쓰이는 도핑 기술을 도입해 기존 방법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탄소 소재의 물성을 구현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도핑은 실리콘에 붕소(B)나 인(P) 등 이종의 원소를 인위적으로 삽입해 실리콘 반도체의 성질을 조절하는 기술로 실리콘 반도체 공정에서 널리 쓰인다.
김 교수가 탄소신소재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0년대로 2007년경 탄소나노튜브의 성장과정에서 특별한 조건하에 질소가 매우 효과적으로 도핑된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다양한 응용소자에 적용하려면 우수한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것이 관건으로 김 교수는 탄소 소재에 질소, 붕소 등 이종원소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탄소소재의 전기적 물성 등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유기 태양전지, 유기 발광소자, 플렉서블 메모리 등 다양한 소자에 적용해 소자 성능을 극대화하고 자기조립 방법으로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 구조를 자유롭게 변형하면서 다양한 3차원 소재로 개발해 탄소소재 응용 가능성을 넓혔다.
자기조립은 서로간의 미세한 힘으로 인해 자발적으로 구성물이 특정 구조를 이루는 방법을 말한다.
김 교수는 자기조립을 통해 새로 만든 3차원 그래핀 산화물이 물에 녹았을 때 액정 성질을 가지는 것을 알아냈다.
액정성을 띠게 되면 전기장이나 자기장 등 외부의 힘을 통해 그래핀의 구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슈퍼커패시터나 리튬이온배터리 등 그래핀이 응용될 수 있는 다양한 기기의 성능향상에 쓰일 수 있게 된다.
탄소로만 이뤄진 소재들은 잘 녹지 않아 용액공정을 통해 디스플레이나 에너지 저장장치 등에 쓰이는 박막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았지만 김 교수는 휘발성 용매를 섞을 때 용액 표면에 형성되는 액체와 기체의 경계면을 이용했다.
경계면에서의 자기조립을 이용하면 수 분만에 그래핀을 투명박막 형태로 만들 수 있음을 보였다.
크기 조절이 가능한 나노기공이 있는 3차원 그래핀 젤을 만들고 이를 에너지변환 소자인 슈퍼커패시터 전극으로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입증했다.
김 교수는 지난 3년간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나노레터스 등 정상급 국제학술지에 53편의 논문(평균 임팩트 팩터 : 8.987)을 발표하는 등 탄소소재 분야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세계 석학들과 나란히 소재 분야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지 25주년 기념 특별리뷰 논문에 초청됐다.
김 교수는 “신소재분야는 우리나라가 지금껏 일궈온 산업기반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활발한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창의적이고 우수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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