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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넥슨의 자회사인 네오플이 본사의 제주도 이전을 결정했다고 지난 3일 공식발표했다.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 등으로 유명한 네오플은 지난해 매출 약 4528억 원, 영업이익 3975억 원을 기록한 대표적인 ‘넥슨 컴퍼니’다.
넥슨은 네오플 본사 제주도 이전을 통해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보다 창의적인 개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네오플 내부에서 반발 움직임이 보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본사 이전을 빌미로 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도 네오플 본사의 제주도 이전 결정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시각을 나타내고 있어 이를 둘러싼 혼선이 당분간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과 ‘지역 경제’ 다 잡는 선택?

넥슨이 밝힌 네오플 본사의 제주도 이전 배경은 창의적인 개발 환경 조성과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네오플 이인 대표는 “고도의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게임 개발사에 최적화된 근무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제주도로의 이전을 결정했다”며 “제주도 이전을 통해, 네오플의 기업문화를 상징하는 ‘We Make Wonders’라는 슬로건과 같이,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변화와 혁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오플은 2015년 초까지 제주도 이전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며, 이전 대상은 오는 12월 근무자를 기준으로 한다. 현재 네오플에는 45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넥슨은 자회사인 네오플의 제주도 본사 이전에 대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비롯, 이미 제주도로 이전한 50개 이상의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가 있으며 직원들의 안정적인 제주도 정착을 위해 최고 수준의 지원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넥슨 컴퍼니 중 넥슨네트웍스와 엔엑스씨, 엔엑스씨엘 등 3개 법인의 임직원 300명이 제주도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 역시 네오플의 제주도 이전을 결정하게 된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넥슨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더 좋은 개발 환경과 근무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일단 이전만 확정한 상태로 구체적인 계획은 차근차근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직원 반발하는 제주도 이전 ‘왜?’
하지만 넥슨의 낙관과는 달리 네오플 본사 제주도 이전을 둘러싼 갈등은 점차 가열되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이전 대상인 네오플 직원들의 불만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네오플 직원은 “이전에 앞서 사측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묻는 등 여론수렴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적지 않은 직원들이 제주도 본사 이전에 반대 의견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율 없이 공식 발표를 감행한 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본사 이전 이유인 ‘창의적인 개발 환경 조성’이라는 부분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다수의 개발사들이 판교테크노밸리에 자리를 잡으며 기업 간 소통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제주도 본사 이전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 중소게임사 관계자 역시 “판교테크노밸리 조성 초기만 하더라도 거리가 멀고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입사를 꺼리는 개발자가 적지 않았다”며 “개발자란 직업이 상당한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제주도라는 지역 특성상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제주도 본사 이전을 통해 넥슨과 네오플이 구조조정을 강제하려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450여 명이 근무 중인 네오플은 오는 12월 근무자를 이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제주도 근무가 불가능한 직원들의 상당수가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네오플 관계자는 “사측에서는 최고 수준의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지만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며 “직원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 논란을 최소화하는 이전 계획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혼선이 더욱 커질 위험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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