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 기지 건설에 이어 베트남과의 영유권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을 보고서를 통해 공식 발표하며 베트남을 비난했다. 이에 베트남도 맞불 작전으로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친선 스포츠 경기를 개최하는 등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8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남중국해 981호 석유시추 플랫폼 작업: 베트남의 도발과 중국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게재했다고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베트남 당국이 최근 베트남 어선이 양국 간 분쟁 해역에서 중국 선박에 들이 받혀 침몰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외신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제 여론전을 펴는 데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됐다.
보고서는 "중국이 작업을 시작한 이후 베트남 측은 무장선박을 포함한 선박을 대거 동원하고 잠수부와 어망, 부유물 등을 통해 방해공작을 폈다"면서 "6월 7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베트남이 현장에 파견한 선박은 최다 63척에 이르며 중국의 경계구역으로 돌진해 중국의 공무 선박에 충돌한 것만 해도 1416회나 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 이는 중국의 주권 관할권을 침범하고 중국인의 안전에 엄중한 위협을 가한 것"이라면서 "유엔 헌장과 유엔 해양법협약 등 국제법을 위반하고 해상 항행자유와 지역의 평화·안정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는 "베트남 측은 자국내 반중국 시위를 종용해 5월 중순부터 심각한 폭력·테러행위가 발생했다"면서 중국인 4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부상하는 등 막대한 인명·재산피해가 초래됐다"고 비난했다.
이밖에 중국은 1974년 베트남의 지리 교과서와 1958년 중-베트남 총리 간의 대화록 등도 함께 제시하며 베트남 역시 중국의 관할권을 인정한 바 있다고 주장,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자국의 영토임을 주장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에 인공섬 건설을 추진하기로 해 주변국과의 갈등은 한층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앞서 7일 전문가를 인용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피어리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를 활주로와 항만을 갖춘 인공섬으로 만드는 방안이 중앙정부에 제출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파이어리크로스 암초는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으나 필리핀과 베트남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이들 국가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공세에 베트남도 필리핀과 맞불 작전을 펴고 있는 모양새다.
베트남과 필리핀 양국 사병들은 오는 8일부터 중국을 비롯해 필리핀 베트남 등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스프래틀리군도 베트남령인 사우스웨스트 케이(중국명 난쯔다오)에서 축구, 배구, 줄다리기 등 양국간 친선 스포츠 경기를 개최한다고 중궈르바오(中國日報)가 필리핀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를 위해 30여명의 필리핀 해군 사병들이 8일 오전 사우스웨스트 케이에 도착했다. 양국이 난사군도에서 친선 경기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양국 병사가 서로 대결하는 구도가 아닌 함께 혼합 팀을 이뤄 경기를 펼침으로써 양국간 상호 우호를 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 지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으로 베트남과 필리핀이 대 중국을 겨냥해 공동 전선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