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기업도 '브랜드 마케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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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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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품 간 차별화 없어지면서 브랜드 중요성 부각

글로벌 B2B 기업들이 브랜드를 구축해 이를 경쟁우위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LG화학 배터리 셀 제품의 모습. [사진=LG화학]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IBM 제품을 구매해서 해고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1980년대 IBM이 IT 산업의 리더로 큰 활약을 하고 있을 때 업계 사람들에게 통용되던 말이다. 당시 IBM의 경쟁사들은 더 빠른 시스템과 더 좋은 가격으로 설득했지만, 제품 구매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IBM을 선택했다. IBM 시스템을 선택한 구매 담당자들은 왜 IBM을 선택했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B2B 브랜딩,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보고서를 통해 "품질과 기술력에 의한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B2B 기업에게도 브랜드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B2B 기업들은 꾸준하게 브랜드를 구축해 이를 경쟁우위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 등 신흥국 B2B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국내 B2B 기업들도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과거 기업을 고객으로 한 B2B 영역에서는 B2C 영역과는 달리 대부분의 기업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거의 기울이지 않았다. B2B의 구매 의사 결정은 최종 소비자에 의한 의사 결정과는 달리 브랜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 환경의 변화로 B2B 기업들에게도 브랜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B2B 브랜드의 중요성이 부상한 배경은 세계화, 제품의 복잡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제품의 동질화와 인터넷 사용의 확산을 주요인으로 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B2B 기업들은 제품이 동질화되면서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공급자들은 고객사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 사항인 제품과 관련된 요구(품질·가격·납기)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제조, 역량의 공유, 자원 접근성 확장 등으로 품질과 제조 원가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중국 기업의 도약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최근 자체적인 노력과 활발한 M&A를 통해 선도업체와 근소한 수준의 품질력, 기술력 등을 선보이고 있다. 아울러 B2B 영역에서도 전자상거래가 늘어나 다수의 신규 진입자들의 참여가 가능해 지면서 구매자들의 선택 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처럼 제품의 차별화가 어려워진 환경에서 실제 많은 기업이 브랜드를 차별화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맥킨지의 B2B 브랜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브랜드'가 '가격', '제품' 다음으로, 독일·인도의 경우 '가격', '제품', '판매'에 이어 중요한 구매 요인으로 조사됐다.

김나경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가격이나 제품력 등 고객으로부터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지 않은 공급자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최종적으로 고려되는 경쟁사들 간에 제품력과 가격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쟁사와 차별화된 구매 요인으로서 브랜드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B2B 영역에서도 브랜드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영향력 있는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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