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는 ㈜에이콤인터내셔날이 공동 제작하는 뮤지컬 '보이첵' 오는 10월9일 개막한다. LG아트센터의 뮤지컬 제작 참여는 개관 이후 처음이다.
보이첵은 윤호진 연출의 야심작. 윤 연출은 2003년 <명성황후> 북미 공연을 통해 한국 역사를 배경으로 만든 한국어 뮤지컬로는 해외 시장 진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다았다. 이후 ‘세계인과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뷔히너의 희곡 ‘보이첵’을 뮤지컬화하기로 결심한 것.
윤 연출은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영국의 여러 극장과 프로듀서들을 접촉했고, 비영리 공연을 주로 제작해 온 유서 깊은 그리니치 극장(Greewich Theatre)에서 관심을 보였다.
2007년, 극장 측은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오디션 형태로 창작진을 공모했고, 총 50여 팀이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이 중 1차로 선발된 세 팀은 <보이첵>의 극본과 메인 테마곡을 만들어 2차 심사를 받았고, 최종적으로 영국의 언더그라운드 밴드 ‘싱잉 로인즈(Singing Loins)’가 발탁됐다. '싱잉 로인즈'는 전형적인 노동자 계층 밴드인 이들은 정규 음악교육을 받은 적이 없으며,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술집(pub)에서 공연한다. 영국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밴드다.
독일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의 미완성 희곡이 원작인 '보이첵'은 1820년 독일에서 실제로 일어난 살인사건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무대 공연 역사상 처음으로 프롤레타리아(무산계급)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환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무기력함을 그렸다.
애초 런던에서 현지의 뮤지컬 관계자들을 접촉, 2차례 워크숍을 거치는 등 '글로벌 프로젝트'로 진행했고 대본도 영어로 쓰였다. 세계 시장 공략에 앞서 한국 무대에 먼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영문 원작을 한국어로 재번역했다.
연극, 무용, 오페라 등 여러 장르로 다양하게 해석되어 공연되어왔지만 대형 상업 뮤지컬로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주인공 ‘보이첵’ 역에는 뮤지컬 배우 김다현과 김수용이, 여주인공 ‘마리’ 역에는 김소향이, ‘군악대장’ 역에는 김법래가 각각 캐스팅됐다.
‘보이첵’은 사랑하는 여인이 세상의 전부인 순수한 남자였지만, 생체 실험으로 서서히 황폐해가던 중 아내의 부정을 알고 분노와 처절함에 휩싸여 파멸의 길을 걷게 되는 인물이다. 순수함과 광기를 모두 지닌 이중적인 캐릭터로, 극과 극을 오가는 보이첵의 미묘한 심리 전달이 작품의 핵심이다. 관람료 4만~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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