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성장 및 물가 전망치가 다소 하향조정됐지만 경기 회복의 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서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지난 4월 전망치보다 각각 0.2%포인트씩 낮췄다. 금통위도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는 표현을 썼다. 실제 경제지표를 봐도 경기는 둔화하는 양상이다.
4월 중순 발생한 세월호 사고의 여파,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5월 중 광공업생산은 전기대비 2.7%,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1.4%와 6.0% 감소했다.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은 5월 들어 1.4%와 0.6% 각각 증가했지만 전월 하락폭을 만회하지 못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는 있으나 소비 부진에 따른 내수 위축의 여파가 크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금리를 묶어둔 것은 총재의 발언처럼 기조적 흐름과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총재는 "향후 성장경로상의 상·하방 리스크를 평가해보면 현재로서는 하방리스크가 다소 크다"고 언급했다. 이에 총재가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시행할 수 있다는 시그널(신호)을 보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가파른 환율 하락, 2기 경제팀과의 정책공조 등을 이유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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