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에는 옷이 많은데 막상 중요한 자리가 있어서 옷을 고르는데 입고 갈 옷이 없다는 고민은 누구나 다 해본 적이 있을 거다. 왜 그럴까?
중요한 자리가 어떤 자리에 따라 달라지지만 아마도 당신은 옷을 살 때 그런 상황이 생길거란 상상을 못해 보시진 않았는지. “어떻게 입어야 옷을 잘 입을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난 “당신의 옷장에는 당신이 좋아하는 옷이 있나요?” 그 옷을 샀을 때 무슨 생각을 하며 사고 그 옷을 입을 때 어떤 상황이 생각나며 어떻게 기분이 좋아지며 미소가 지어지는 옷이 있는가를 되물어 보게 된다.
큰맘 먹고 옷을 사러 백화점에 나왔다고 해도 눈에 들어오는 예쁜 옷을 무조건 사지는 마시고. 또한 가격이 싸다고 무턱대고 사지 않는 것이 좋다. 지금 잘 샀다고 해서 생각한 옷도 시간이 지나면 옷장만 채우고 있는 옷이 될 수 있다.
옷이란, 디자인 하면서 감성과 아이디어를 담아 그 옷을 입었을 때 가장 어울리는 사람을 생각하며 만들어진 옷이다.
쇼핑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 올리거나, 당신이 그 옷을 입고 서 있는 미래의 모습을 마음에 그리는 것이다. 그럴 때 행복하거나 당신이 멋있어 보인다면 지갑을 열 때 인 것이다.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며 자신감 있는 행동을 위해서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밤을 새워 만들은 것이다.
옷이란 나란 사람이 입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를 보이기 위함이기도 하다. 나만 편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입으면 상대방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어떻게 입어야 될지 고민 된다면! 내가 오늘 만나야 되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 장소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옷을 고르면 된다. “너 오늘 옷 예쁘게 입었다!” 라고 칭찬해주는 사람은 내 앞에 있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비싼 옷 사서 오래 입으면 된다며 비싼 옷만 입는 사람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검소하다고 싼 옷만 입는 여자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패션은 입는 사람을 자신감을 갖게 하는데, 그 자신감은 입는 사람의 가치관이 보이기도 한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가치관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살면서 오랫동안 지켜온 가치관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 하는 가치관은 병든 자존심이나 싸구려 옷 같은 느낌이다.
비싼 차 탄다고 경차를 무시하는 인격이 좋지 않음을 느끼듯이, 돈이 많다고 가난함을 경멸하는 것도 지식이 많다고 무식함을 깔보는 행위도, 나이가 많다고 해서 어린 사람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이다. 가치관과 자존심은 혼자 있을 땐 중요하지 않다. 훌륭한 가치관과 자존감을 가지고 있더라도, 남을 배려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쓰레기와 같은 것이다. 동창회나 친구 만나러 가는 여자에게 가방이 중요한 것은 그 만큼 좋은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없음을 슬퍼해야 할 것이다.
패션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울리면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패션의 혁명가나 패션테러리스트가 이슈가 될 순 있어도 주류가 될 수 없는 이유다. 훌륭한 가치관과 자존심은 나의 주변인이 만들어 주는 것이 라고 생각한다.
패션 디자이너 김형철 ok775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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