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집값이 1% 오를 때마다 자가 주거 가계의 소비가 0.1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집을 팔 때 얻을 수 있는 기대소득이 증가하고 담보대출 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2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 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집값이 오를 수록 가계소비가 증가하는 반면 전셋값·월셋값이 오르면 소비가 위축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와 월세가격이 1%씩 오를 때 소비는 각각 0.30%, 0.12% 줄었다. 주거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처럼 집값 상승세가 부진한 동시에 전월세 가격이 불안정하면, 자가·전세·월세 가계 모두 소비 위축 현상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회복세가 미약한 소비와 전체 실물경기가 다시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중 실물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73.3%로 미국(31.5%), 일본(40.9%), 유로존(58.3%) 등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연구원은 "주택시장 거래활성화를 통해 주택보유자들의 자산효과를 통한 소비를 유도하고, 임차 가계는 전·월세 가격 안정화로 소비 여력을 키워야 한다"며 "부동산 관련 규제정책을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해 민간의 주택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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