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재보선’ 정국, 곳곳 지뢰밭…여야 대혈투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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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3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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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궐선거일인 30일 서울 동작구 상도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미니 총선’인 7·30 재·보선이 30일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여야의 권력 역학 구도를 가를 제2 라운드의 막이 오를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 등 두 번의 선거를 치렀음에도 여야 모두 민심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함에 따라 ‘포스트 7·30 재·보선’ 정국을 둘러싼 프레임 전쟁의 새 판짜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당장 내달 27일부터 9월 5일까지 예정된 1차 국정감사에 앞서 경제 활성화를 고리로 ‘민생 프레임’을 내세울 태세다.

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 등 범야권은 ‘무능·무책임·무기력한’ 3무 정권 및 ‘불통·불신·불안’ 등 3불 정권에 대한 심판론을 전면에 내건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새누리당은 ‘민생 볼모 적폐’ 프레임을, 범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쇼크’ 프레임을 각각 얹을 것으로 보인다.

1차 국정감사 이후에도 9월로 예정된 2차 국정감사, 예산·결산 정국에서 집권여당의 ‘민생 프레임’과 범야권의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맞붙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여야의 끝없는 정쟁으로 입법 발의는 있고 가결은 없는, 이른바 ‘식물 국회’ 논란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이런 까닭에서 나온다. 

문제는 민생을 볼모로 삼는 ‘퇴행적’ 정치 문화를 끊어낼 수 있는 리더십이 청와대와 여야에 없다는 점이다. 어느 한쪽도 국민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정국 장악력이 약화된 탓이다.

세월호 참사와 인사 참극 등 미증유의 위기를 겪은 박 대통령은 권력 누수 위기에 처했고, ‘김무성호’의 출범을 맞은 새누리당은 청와대와의 수평적 긴장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역할 분담에 실패하면서 문제해결의 열쇠를 쥔 두 주체가 오히려 문제의 실타래를 엉키게 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 하반기에 당·청 간,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내달 15일 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이후 당내 계파 갈등을 눈여겨보라”고 귀띔했다.

잇따른 인사 참사 등을 겪으면서 45.2%(리얼미터 7월 넷째 주 국정 지지율 조사)까지 지지율이 하락한 박 대통령이 지난해와는 달리 국정 어젠다를 던지면서 국면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무성호 출범 이후 친박계의 탈색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친박 실세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치고 나오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 하반기가 당·청 갈등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여야 간 갈등을 풀어내야 할 집권여당이 당내 갈등에 매몰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차기 대권 지지율이 상승할 경우 2015년 정국에서 당·청 갈등의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의 상황도 좋지 않다. 7·30 재·보선 과정에서 불거진 전략공천 파문의 여진이 남아 있는 데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과 당의 대여 공세 프레임 부재가 맞물리면서 범야권의 구심점이 급속히 약화된 모양새다.

실제 지난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정국에서부터 세월호 참사와 정부의 인사 쇼크 등 호재성 이슈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 지도부는 정국 주도권을 잡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비노(비노무현) 지도부와 친노(친노무현)그룹의 계파 갈등과 ‘심판론’에만 의존하는 반대 프레임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통 리더십이 부족한 청와대와 ‘정권 눈치 보기’를 일삼는 집권여당, 수권정당화의 길을 걷어찬 제1야당이 맞물리면서 박근혜 정부 하반기 정국도 ‘민생 대 심판’, ‘과거 대 미래’의 식상한 프레임이 정국을 덮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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