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 개표결과] '호남의 기적'을 만든 뚝심, 이정현 "순천ㆍ곡성 위대한 첫걸음 내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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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3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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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대 첫 도전 1% 득표, 19대 39.7% 기록한 후 결국 당선

  • 정치적 입지 '우뚝'…청와대·여당 가교 역할할 듯

[사진=아주경제]




아주경제 주진 기자 = 새누리당 불모지 호남에서 크게 압승해 지역주의 벽을 무너뜨린 기적의 사나이, 바로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인이다. 

이번 7.30 재보선에서 야당의 텃밭이자 자신의 고향인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이정현 당선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는 최대 이변(異變)을 일으켰다.

이정현 당선인은  대한민국 정치사의 한획을 그은 ‘선거 혁명’의 주역이 됐다.

이정현 당선인은 30일 저녁 전남 순천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을 확정한 뒤 "이제 선거는 끝났고, 우리는 지역발전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 순천시민과 곡성군민은 하나"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현 당선인은 "이정현이 잘 나서가 아니라 '일단 한 번 기회를 줘보겠다'는 의미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제게 표를 주지 않은 분들의 뜻과 심정을 왜 제가 모르겠나"라고 말했다.

이정현 당선인은 "국민여러분들께서 순천시민과 곡성군민이 정치를 바꾸는 위대한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을 감동스럽게 보고 계실 것"이라면서 “유권자들의 어려운 선택을 평가해주고 이런 일들이 결실을 맺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재보선에서 전남 순천·곡성의 투표율 51.0%는 웬만한 총선 투표율에 육박했다. 그만큼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이정현 당선인은 개표 초반부터 70%에 가까운 높은 득표율을 보이며 서갑원 후보를 일찌감치 따돌리며 승기를 잡았다. 고향인 곡성에서 몰표를 얻은 것은 물론 서 후보의 출신지인 순천에서도 앞섰다.

이 당선인의 호남 도전은 이번이 네 번째다. 1995년 광주 광산구 시의원 선거, 2004년 광주서구 총선, 2012년 광주서구 총선에 도전했지만 매번 낙선했다.

이 당선인은 지난 17대 총선 때 광주 서구을에서 720표(1.03%)를 얻었지만 19대 총선 때 다시 서구을에 도전해 39.7%의 득표율을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이 당선인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뚝심으로 도전한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정부의 힘 있는 인물을 내세운 지역 발전론과 ‘지역주의 타파’, ‘호남에 예산을 쏟아 붓겠다’는 이른 바 ‘예산폭탄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경상도에서 대통령이 나오고 힘있는 정치인이 지역에 있어서 발전한다고 하신다"며 "저 같은 새누리당 호남 출신이 국회에 있어야 힘있게 예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역 발전에 열정이 있고 예산을 잘 아는 후보"라며 "이 순간 이 정부에서 호남 어떤 누구보다 힘 있는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의 최대 숙원인 순천대 의대 유치 추진과 순천만정원의 국가정원 지정, 인재 등용, 광양항 주변 산업단지 대기업 유치와 청년 일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빨간 조끼와 면바지, 투박한 운동화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곡성과 순천의 골목골목을 누볐다. 그는 이번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택시·버스 기사와 환경미화원의 손을 잡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실세였지만, 홍보물이나 유세전에서도 박 대통령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에게 지원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그는 유세차를 타고 선거운동원들을 동원하는 선거운동이 아닌 혈혈단신으로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손을 붙잡고 마음에 호소했다.

얼굴에 허옇게 썬크림을 발랐지만 구슬땀으로 이내 지워져 덧바르기를 수십 차례, 하지만 그의 얼굴, 목, 팔뚝은 검게 그을렸다.

이 당선인은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일단 기회를 주시고, 맘에 안 들면 2년 후에 갈아치우면 된다. 2년 동안 머슴처럼 쓰고 쓰레기통에 버려 달라’면서 호남 민심을 파고들었다.

그의 열정과 진정성에 호남 민심은 서서히 마음을 열었다. '이번에는 이정현 후보를 당선시켜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영남에서도 호남 정치인이 당선될 수 있도록 국민대통합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또 박근혜의 입이자 복심으로 불리며 박근혜정부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지낸 현 정권의 실세인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갈수록 소외되고 침체하고 있는 호남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맞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확산됐다.

결국 호남 민심은 이정현을 선택했다.

이 당선인은 이번 재보선 승리로 향후 정국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게 됐다. 김무성 대표 체제 속에서 친박 실세 그룹으로 새로운 당청 관계 정립과 소통을 위해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여야관계에서도 호남에 정치적 기반을 둔 이 당선인이 여권의 호남 껴안기와 타협과 양보의 정치에 앞장 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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